‘검은색 앞치마’ 이석구, 별다방 떠난다… 스타벅스, 송호섭 대표 선임

입력 2019-03-29 10:59
11년만에 스타벅스코리아를 떠나는 이석구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신길DT점에서 어르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상생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송호섭 신임 대표. 뉴시스

2013년 3월 ‘지구촌 불끄기 행사(Earth Hours)’를 취재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 스타벅스 매장을 찾았다. 그날 행사엔 이석구 스타벅스코리아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예상치 못한 만남이었지만 이 대표는 기자에게 커피 한잔을 제안했다. 그리고 검은색 앞치마를 두른 채 매장 안으로 들어가 직접 커피를 추출했다.

“커피 만드실 줄 아시는 거냐”는 짓궂은 기자의 질문에 이 대표가 자신의 앞치마를 자랑스럽게 가리켰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두른 앞치마는 두 종류다. 초록색과 검정색이다. 그 중 검정색 앞치마는 스타벅스 내부 바리스타 시험을 거쳐야 착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나도 시험 봤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스타벅스 사랑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랬던 그가 11년 만에 스타벅스를 떠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9일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통해 새 대표이사에 송호섭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전략운영담당(상무)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임기 만료와 함께 역대 최장수 CEO 단독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1949년생인 이 대표는 2007년 12월 스타벅스커피코리아 4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2016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호실적을 이끌었고 사이렌 오더, 드라이브 쓰루 매장 등 혁신적인 제도를 도입했다.
퇴임과 함께 이 대표는 김해성 전 신세계그룹 부회장(11년)과 함께 역대 최장수 CEO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 대표의 뒤를 잇게 되는 송 신임 대표는 지난해 10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영입됐다. 20여년간 나이키와 로레알, 한국존슨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에 근무하며 경험을 쌓아왔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