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중국 명절 폭죽놀이 국내 중금속 농도 증가시킨다

입력 2019-03-28 22:05

중국 ‘명절기간’에 집중되는 ‘폭죽놀이’가 국내 초미세먼지 내 중금속 농도를 증가시킨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8일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평택성분측정소에서 ‘중금속 실시간 분석기’를 활용해 중국 명절인 ‘춘절’(음력설)과 ‘원소절’(정월대보름) 이틀 후인 지난달 7일과 21일 대기 중 중금속 농도를 측정한 결과 폭죽 연소산화물인 스트론튬, 바륨, 칼륨, 마그네슘 등 4종의 중금속 농도가 크게 증가했다.

춘절 이틀 후인 지난 7일 평택성분측정소에서 측정된 스트론튬 농도는 0.013㎍/㎥으로 2월 평균인 0.001㎍/㎥ 보다 무려 13배 가량 높게 나왔다. 바륨 농도는 0.075㎍/㎥로 2월 평균인 0.016㎍/㎥의 5배 가까운 수준에 달했으며, 칼륨과 마그네슘도 각각 1.068㎍/㎥, 0.170㎍/㎥으로 2월 평균인 0.265㎍/㎥, 0.045㎍/㎥의 4배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원소절 이틀 후인 21일에도 4개 중금속 농도가 각각 스트론튬 0.005㎍/㎥, 바륨 0.035㎍/㎥, 칼륨 0.335㎍/㎥, 마그네슘 0.081㎍/㎥ 등으로 2월 평균의 2배~5배 수준에 달했다.

스트론튬, 바륨, 칼륨, 마그네슘 등은 폭죽의 화려한 색을 내는 대표적인 금속물질로 폭죽놀이 후에는 이들 금속 성분의 대기 중 농도가 증가, 초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춘절인 5일과 원소절인 19일 모두 97㎍/㎥로 2월 평균 57㎍/㎥의 1.7배 높았다.

보건환경연구원은 한국이 설 연휴기간에 불꽃놀이 행사를 하지 않는 점, 대부분의 공장들이 휴업하는 점, 폭죽행사가 없는 평상시에 스트론튬·바륨 등의 농도가 크게 변하지 않는 점, 지난달 기류의 역궤적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4개 중금속 물질이 중국 상하이 및 베이징 부근과 동북지역에서 날아든 것으로 보고 있다.

윤미혜 도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중국의 폭죽놀이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것으로, 고농도 미세먼지의 발생원인 및 영향을 규명하는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확한 미세먼지 성분 분석을 통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적 자료 생산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실시간 중금속 분석 및 성분 분석을 위해 지난해부터 평택과 포천에 대기성분측정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올해 경기 서부(김포)와 동부(이천)에 추가로 설치해 미세먼지의 국내외 영향 및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