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레토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의 반지에 입을 맞추려는 신자들로부터 급하게 손을 빼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외신들이 교황의 입맞춤 거부 이유에 대해 갖가지 추측들을 내놓는 등 갑론을박이 뜨겁다.
인터넷에서는 신도들과 인사를 나누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손을 뒤로 빼내 신도들의 입맞춤을 피하는 장면이 담긴 약 4~5초가량의 영상이 큰 화제가 됐다.
교황이 반지에 입맞춤하려는 신도들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등장했다. 가톨릭 매체 라이프사이트뉴스는 “반지에 입을 맞추는 행위는 교황에게 존경의 의미를 담는 것”이라면서 “가톨릭의 전통을 교황이 무시했다. 오래된 종교적 의미를 훼손한 충격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옹호 입장도 있었다. 영국 BBC에 따르면 교황의 자서전 작가인 오스틴 아이버레이는 “평소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도들이 자신을 성스러운 존재로 취급하는 것을 불편해 했다”라면서 “교황의 존재를 특별하게 생각하기보다 교감하는 것을 우선시한 것”이라고 교황의 행동을 옹호했다.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교황의 측근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반지 입맞춤을 좋아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라면서 “이런 반응들을 즐기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후 바티칸 뉴스에서 전체 영상을 공개하면서 논란은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모든 신자가 반지에 입 맞추는 것을 거절한 것은 아니었다. 약 40명의 신자들과 인사한 초반에 교황은 반지에 입 맞추는 흉내를 내거나 실제로 반지에 입을 맞춘 신도들을 이를 저지하지 않았다. 이후 9명은 반지에 입을 맞춘 뒤 교황과 포옹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시간이 촉박한 것을 알게 된 교황은 인사를 서둘러 받도록 신도 약 20명의 입맞춤을 거절했다.
한편 2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수녀와 사제들이 교황의 오른쪽 손에 끼고 있는 반지에 입을 맞추는 것을 허용했다.
김도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