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중학생들의 잇단 선행에 눈길.

입력 2019-03-28 14:56 수정 2019-03-28 21:26

광주지역 중학생들의 잇단 선행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10년 넘게 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벌이는가 하면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취객을 구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숭의중 학생들이 지난 2007년부터 외출이 힘든 지적장애 학생들과 함께 주말 나들이에 나서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Open School-百聞이 不如一驗’이라는 구호에 따라 과거 수동적 참여에 그쳤던 봉사활동을 학창생활 속에서 13년째 직접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학교 학생들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앞장서 없애자는 취지에서 주말마다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학교 측도 2013년부터는 교육복지 지원과 연계해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폭 넓은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다.

봉사활동은 매년 4월~12월 매월 3번째 토요일에 ‘백선 바오로의 집’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동안 전남 담양 죽녹원 탐방하기, 국립아시아 문화전당 둘러보기, 놀이공원 동반 체험, 재래시장 함께 장보기, 직업 체험하기 등을 진행했다.

일부 학생들은 졸업 후에도 여전히 봉사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감동을 주고 있다.

대다수 학생들은 자신과 짝이 됐던 장애 학우의 안부를 자주 챙긴다.

이 학교 김호중 교장은 “1회성 이벤트가 되기 쉬운 봉사활동이 학생들의 삶 속에서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올해도 오는 4월20일부터 ‘지적 장애와 비장애 학생이 함께 하는 오픈 스쿨’ 봉사활동에 들어간다.

저체온증과 동사(凍死)의 위험으로부터 50대 취객을 구한 중학생도 있다.

운림중 1학년 이준형군(14)이 지난해 12월 한밤중 만취해 길에 쓰러진 중년 남성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군은 광주 학동 모 아파트 후문 일방통행로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든 김모(55)씨를 계림동 자택까지 무사히 안내해 가족들에게 인계했다.

당시 영하의 날씨에서 차가운 길에서 잠든 김씨는 무사히 귀가했다.

이군은 취객을 태우지 않으려는 영업용 택시로부터 4차례나 승차거부를 당했으나 이에 굴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군의 선행은 이를 목격한 시민이 겨울방학이 끝난 이후 학교 측에 전화를 걸어오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시민 박모(50)씨는 “성심성의껏 취객을 도운 학생이 기특해 학교와 이름을 적어뒀다가 3월 신학기 개학 이후에야 학교 측에 전화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