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출신 방송 해설자 이천수가 골키퍼 조현우의 주전 전망을 비관적으로 봤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의 체제에서 백업 요원으로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벤투호의 첫 번째 골키퍼 옵션은 김승규다.
이천수는 27일 축구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2대 1로 승리했던 26일 콜롬비아전에 관해 이야기했다. 화두는 조현우였다. 함께 출연한 패널과 함께 조현우의 활약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현우를 보면 놀랍다. 실수하는 것이 거의 없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런데도 조현우의 추후 선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다. 이천수는 “조현우가 아무리 잘해도 의미 없다”며 “다음 경기는 무조건 김승규가 선발”이라고 말했다. 발언은 확신에 차 있었다. 이천수는 “김승규의 선발을 100% 장담할 수 있다. 한번 두고 봐라”고 힘줘 말했다.
근거는 간단했다. “그것이 벤투”라고 이천수는 말했다. 그는 “벤투 감독이 선수에게 폭넓은 믿음을 주지 못한다. 이 선수다 싶은 선수만 기용한다. 조현우가 기준에 통과해도 벤투는 김승규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승규에게) 부상이나 특별한 변수가 있어야 조현우가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강인, 백승호와 같은 신예 선수들을 벤치에 앉힌 선수 기용에 대해서도 이천수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벤투 감독에게 “골고루 뛰게 좀 해라”며 농담스러운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함께 출연한 대표팀 미드필더 출신 송종국 역시 의견을 보탰다. “월드컵 3개월 전쯤까진 경쟁을 통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면서 “주전이 확고하게 정해져 있다면 나머지 선수들이 감독을 따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현우는 콜롬비아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콜롬비아가 점유율과 공격의 흐름을 쥐고 맹공을 퍼부었지만 모두 막아냈다. 뛰어난 개인기를 갖춘 콜롬비아 공격진이 18개의 슛(유효 슛 7)을 퍼부었지만, 성공시킨 것은 단 한 번에 그쳤다. 제공권 능력이 좋은 예리 미나, 다빈손 산체스 등 훌륭한 센터백들 역시 세트피스 상황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콜롬비아는 11개의 세트피스 기회를 얻었지만 단 한 번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정상급 공격수로 활약하는 라다멜 팔카오와 하메스 로드리게스도 조현우의 수비벽 앞에 고개를 숙였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콜롬비아 해설진들이 아쉬움을 못 이겨 메모하고 있던 펜을 집어 던질 정도였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