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갈 길이 바쁘다. 3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가 끝났지만 쉴 시간은 없다. 곧바로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잉글랜드 런던으로 향했다. 소속팀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에 합류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험난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서울에서 런던까지 편도로 이동시간만 12시간이 소요된다. 이동으로 인한 피로와 바뀐 시차와 기후 등에 적응해야 한다.
토트넘은 다음 달 총 7경기를 치른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병행해야 한다. 다음달 1일 리버풀전을 시작으로 브라이트 앤 호브 알비온, 허더즈필드 타운, 맨체스터 시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프리미어리그 연전을 치른다. 다행히 원정경기는 2차례뿐이지만 그 상대가 쉽지 않다. 리버풀과 맨시티다. 두 팀 모두 홈에서 매우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같은 프리미어리그 소속 라이벌 맨시티와 만났다. 다음 달 10일과 18일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연이어 맨시티를 상대한다. 열흘간 맨시티만 3번 만나는 셈이다. 맨시티는 각종 도박 업체들로부터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보 1순위로 손꼽히는 강호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우승경쟁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올라있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부터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토트넘으로서는 가장 까다로운 상대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근 4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1승 3무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얇은 선수단을 빠듯하게 운영하다 보니 시즌 후반기에 들어서며 체력적으로 지쳐있다. 측면 수비수 대니 로즈와 중원의 핵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부진이 특히 두드러진다. 부진한 흐름을 하루 빨리 끊어야 한다. 4위 아스널(승점 60)과의 승점차는 단 1점이다.
상황은 좋지 않다. 지쳐있는 것은 손흥민만이 아니다. 토트넘 선수들은 프리미어리그 소속 팀 중 A매치 기간 가장 많이 이동했다. 선수들의 도합 이동 거리가 총 10만2589㎞다. 2위 아스널의 6만 3198㎞와 비교했을 때 차이가 매우 크다. 가장 많은 이동 거리를 기록한 것은 콜롬비아 대표팀 수비수 다빈손 산체스. 산체스는 콜롬비아와 일본, 한국을 오갔다. 총 1만9500㎞를 이동했고, 총 24시간 이상을 이동으로 소비해야 했다.
긍정적인 상황도 있다. 안전문제로 미뤄졌던 토트넘의 새 구장 뉴 화이트 하트레인의 개장이 확정됐다. 3일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경기에서다. 특별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25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눈물이 날 것 같다. 앞으로 이곳을 메울 6만 2천 명의 관중과 함께할 것이다”면서 “프리미어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강에 오르겠다. 이곳이라면 할 수 있다”며 벅찬 감동을 드러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