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 참전 유공자 체험담 담긴 책 ‘잠들지 않는 이야기’ 화제

입력 2019-03-26 19:10
구리시 국가유공자 기록화사업 북 콘서트. 구리시 제공

경기도 구리시가 전국 지자체 처음으로 조례를 제정하고 지난 22일 ‘제1회 구리시 국가유공자의 날’ 행사를 개최한 가운데 이날 공개한 참전 유공자 체험담을 담은 책 ‘잠들지 않는 이야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26일 구리시에 따르면 ‘잠들지 않는 이야기’는 지역의 학생들과 구리시 토평도서관에서 배출한 10명의 동화작가들의 주도로 출간했다.

구리시에 있는 2000여명의 유공자들 중 인터뷰가 가능한 분들을 찾아 참전용사의 생생한 증언들을 토대로 ‘부치지 못한 편지’ ‘뒤바뀐 운명’ ‘길 위의 사계’ 등 10여편의 소설이나 에세이로 구성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돼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구리시 국가유공자 기록화사업 겉지. 구리시 제공

국가유공자 기록화사업 총괄 책임자인 우현옥 대표는 “보통 기성작가들도 책 한권을 내는데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는 일을 지난 1월 3일 첫 만남을 시작으로 3월 14일까지 작업 기간 총 83일간에 불과한 시기에 참전용사 10명, 토평도서관 배출 동화작가 10명, 지역내 고등학생 10명 등 총 30명의 공동 작업으로 이 멋진 책을 만들어 냈다”면서 “이는 단순히 손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참혹했던 동병상잔의 비극을 겪은 전후세대의 마음으로 만들어낸 기적과 같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작업에 참여한 한유진, 정주일, 박희경 동화작가는 책자에 실린 자신의 작품을 발췌해 낭독하고 유공자 어르신, 시민들은 당시를 회상하며 눈물을 훔치는 등 생생한 역사의 장으로 되돌아가는 공감과 소통의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지난 22일 열린 구리시 제1회 국가유공자의 날 기록화사업 보고. 구리시 제공

이날 행사에서 열린 북콘서트 끝에는 기록화사업에 참여한 작가의 감사편지와 함께 기록화사업에 참여한 국가유공자 10명에게 깜짝 선물로 모자를 전달하는 감동 퍼포먼스가 펼쳐지며 마무리 됐다.

안승남 시장은 본인의 아버지도 실향민 출신임을 밝히며 “기록화사업을 제안한 것은 우리 모두의 아버지를 생각하는 것에서 출발했다”면서 “국가유공자 기록화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불사한 고귀한 희생을 영원히 잊지 않고 가슴으로 기억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구리시 국가유공자 기록화사업은 다른 행사와 차별화해 일회성 행사가 아닌 기록 유산으로 남기는 사업으로 시민과 국가유공자간 공감대 형성은 물론 세대 간의 이해와 화합을 이루는 ‘구리, 시민행복특별시’를 구현해 나가는 정신적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구리=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