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구단에 쓴소리 구조 변신 시점’ 은퇴선수·외부인사, 적극 활용 필요

입력 2019-03-26 09:41 수정 2019-03-26 09:58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37)가 프로야구선수협의회 신임 회장으로 뽑힘에 따라 2년간의 리더십 공백을 메꿨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또 현 프로야구계의 상징적인 선수 가운데 한 명인 이대호가 선수협 회장이 됐다는 점에서 추진력도 상당한 것으로 기대된다.

이대호는 저연차, 저연봉 선수들의 처우 개선과 팬 소통 강화를 내세웠다. 올바른 방향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그동안 선수협 회장을 맡았던 이들과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건 사실이다. 권익 보호는 말로만 존재했고, 라이선스 수익 챙기기에 급급해온게 사실이다. 귀족 노조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기에 중요한 것은 실천력이다. 이대호는 경기가 없는 월요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산적한 현안에 대처하기에 미흡하다. 선수협 조직 변화가 필요하다. 고액 연봉 선수들로 구성된 이사회 구조를 깨야 한다. 2군에 있는 젊은 선수들을 선수협 임원진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최저연봉에 시달리고 있는 선수들의 목소리가 직접 선수협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은퇴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도 있다. 은퇴 선수들은 야구 현장을 가장 알 아는 소중한 자원들이다. 선수들만의 닫힌 구조가 아닌 경험을 갖춘 은퇴 선수들에게 문호를 개방함으로써 열린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 아울러 연금과 소통 측면에서 외부 인력을 과감히 끌어들일 필요도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과감하게 KBO와 구단에 선수협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점이다. 구단의 눈치를 보는 선수협은 더 필요가 없다. 그리고 FA 제도, 드래프트, 최저 연봉 인상 등 각종 사안에 대해 KBO의 제시안에 답하는 구조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독자 안을 먼저 만들어 제시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

한발 더 나아가 배부른 몇몇 귀족 선수의 사교 모임을 탈피할 때가 됐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선수 노조로 나아가기 위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또다시 현실에 안주하려 든다면 회장 선출에도 불구하고 야구팬들의 박수는 요원할지도 모른다.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