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후보자가 다주택자라며 장관 자질을 비판하던 야당이 비판의 화살을 청와대로 돌렸다. 인사청문회에서 최 후보자가 분당 주택을 딸에게 증여한 것은 인사 검증 서류를 청와대에 제출하기 전이었다고 알린 뒤부터다. 부동산 정책을 이끌어야 할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다주택자인 것보다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을 청와대가 제대로 하지 않은게 더 문제라는 게 야당 의원들의 주장이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25일 국회 인사청문회 오후 추가 질의 때 최 후보자에게 “딸에게 증여한 것은 지난달 18일, 인사 검증 서류를 제출한 것은 24일이 맞냐”고 확인했다.
이어 박 의원은 “최 후보자는 잘못 없다”면서 “그러나 안 팔려서, 세를 놓고 있어서 (다주택자인데도) 투기라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이건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 이를 투기로 보지 않고 후보자로 지명한 청와대 민정수석실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같은 당 민경욱 의원도 “1월 20일 장관 후보자 (가능성을) 통보 받았다”는 최 후보자의 답변에 대해 “청와대가 3채를 보유한 것을 알면서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사 검증 과정에서 힘들 수 있으니 한 채를 처분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한 것이 맞는 것 같다”며 “그렇다면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후보자는 지난 1월 장관 후보군 중 한명이라는 통보를 받았을 당시 분당 정자동 상록마을아파트2단지(84㎡)와 서울 잠실 엘스(59㎡), 세종시 반곡동 캐슬&파밀리에 디아트 팬트하우스(155㎡) 분양권까지 3채를 보유한 다주택자였다.
이후 지난달 18일 분당 아파트는 장녀 부부에게 증여했고 최 후보자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160만원을 내고 거주하고 있다. 현재 최 후보자가 보유한 것은 잠실과 세종에 있는 아파트다.
정리하자면 최 후보자가 장관 후보군 중 한명이라는 걸 알았을 당시엔 3주택자였지만 인사 검증에 필요한 서류를 청와대에 제출한 지난 달 24일엔 잠실과 세종의 아파트를 보유한 2주택자였다는 것이다. 후보자로 공식적으로 지명 받은 것은 이달 7일이다.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잠실과 세종의 아파트 중 하나를 매각할 것이냐를 묻자 최 후보자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건설 중인 세종의 아파트는 오는 8월 입주 예정이다.
황 의원은 “분당은 증여했으니 없고 잠실이랑 세종 둘 중 하나 매각하시라”면서 “지금 정확히 답하지 않으면 ‘이익실현했다’, ‘투기했다’ 욕 먹는다”고 강조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