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해숙이 ‘국민 엄마’에서 ‘국민 악녀’로 변신하며 시청자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했다.
지난 24일 TV조선 드라마 바벨이 시청률 3.3%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김해숙은 농익은 ‘재벌가 사모님’ 연기를 보여주며 극의 무게감과 긴장감을 높였다.
김해숙은 아들 송재희(태수호 역)를 회장 자리에 앉히기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거산 그룹의 안주인 신현숙 역을 맡았다. ‘태수호 회장 만들기 프로젝트’는 16화 내내 계속됐다. 극 초반에는 남편인 김종구(태 회장 역)와 남편의 혼외자식인 김지훈(태민호 역)을 헬기 사고로 위장해 죽이려 했다. 중반부에는 김재운(그림자 역)을 시켜 박시후(차우혁 역)를 살해하려고 시도했다. 이후에도 신현숙은 극이 끝날 때까지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썼다.
목표는 달성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화에서 태수호가 “이사회에서 선출된다고 해도 회장직에서 사퇴할 것이다. 이미 거산을 이끌어 갈 적임자에게 권리를 모두 양도했다”고 밝히며 김해석의 꿈은 산산이 조각나버렸다. 분노를 참지 못한 신현숙은 태수호의 아내인 임정은(나영은 역)을 살해했다. 살인범으로 붙잡힌 신현숙은 결국 파멸을 맞이했다.
그동안 보여주었던 따뜻한 국민 엄마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악녀 연기는 곳곳에서 빛나며 드라마에 무게감을 더했다. 정치인 딸답게 철저하게 감정을 숨기는 완벽한 포커페이스 연기는 범접할 수 없는 포스를 느끼게 했다. 김해숙의 연기는 특히 송재희를 대할 때 진가가 드러났다. 김해숙이 송재희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아들을 향한 사랑과 연민, 아들을 회장에 앉히려는 뒤틀린 욕망이 담겨 있었다. 김해숙은 자칫 잘못하면 설득력 없는 악녀로 남을 뻔했던 캐릭터를 심폐 소생술로 살려냈다.
지난 1월 25일 김해숙은 ‘바벨’ 제작발표회에서 “그동안 브라운관에서 보여드리기 어려웠던 역할을 맡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김해숙은 해당 역할을 완벽한 연기력으로 소화하며 대배우의 가치를 입증했다.
바벨을 성공적으로 끝낸 김해숙은 현재 KBS 2TV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의 국민 엄마 박선자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오는 4월에는 배우 손호준과 남보라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영화 ‘크게 될 놈’에서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는 어머니로 다가갈 예정이다.
박준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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