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명 아닌 23명… 벤투호에 닥친 줄부상

입력 2019-03-25 14:38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지동원이 22일 울산 문구구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헤딩슛을 하고 있다. 뉴시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 3월 A매치 데이를 위해 모두 27명의 정예요원을 불러들였다. 26일 콜롬비아전이 남은 시점에서 가용 가능한 선수는 23명으로 줄었다. 선수들이 연이어 부상과 질병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인원 변화로 콜롬비아전 선발 구성도 대폭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가장 먼저 팀을 떠난 것은 좌측 풀백 김진수다.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하자마자 B형 독감 증세가 확인됐다. 지난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에 이어 벤투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을 기회였으나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중앙 수비수 정승현 역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소집 직후 햄스트링 부상이 확인되며 첫날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결국 의료진과 상의 끝에 경기에 나설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진수와 정승현은 소집 해제되며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악재는 끝나지 않았다. 22일 볼리비아전에서 손흥민과 함께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췄던 지동원이 쓰러졌다. 대한축구협회는 25일 오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소속의 지동원이 왼쪽 무릎 내 부종으로 안정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됐다”며 “콜롬비아전 출전이 어려워 오늘 소속팀으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제 벤투 감독이 손에 쥔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황의조 한 장뿐이다.

주축 골키퍼 김승규는 장염으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24일 복통을 호소하며 의료진 확인 결과 장염 진단을 받았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수액을 맞으며 휴식을 취했다. 콜롬비아전 출전이 불가피하다. 다만 김승규는 앞선 부상자들과 달리 소속팀 복귀는 하지 않고 끝까지 팀에 남아 콜롬비아전을 지켜볼 예정이다. 백업 골키퍼로 활약하는 조현우와 구성윤에게 기회가 돌아가게 됐다.

공식적인 이탈자는 4명이지만 선수들 개개인의 몸 상태 역시 심상찮다. 훈련마다 열외자가 발생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변수다. 벤투 감독은 정상적인 훈련 가동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11대 11로 전술 훈련을 할 때마다 선수 기용이 불가능한 포지션이 있었다. 주세종이 오른쪽 풀백으로 나서는 한편 24일 훈련에서는 미드필더 김정민이 컨디션 난조를 호소한 김민재 대신 중앙 수비수에 자리했다.

벤투호는 UAE 아시안컵에서도 예상치 못한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당시 나상호, 기성용, 이재성 등 핵심 선수들이 연이어 이탈하며 대한축구협회의 의료진 운영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협회 관계자는 “아시안컵이 끝난 후 대표팀 의료진과 장기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선수들 몸 상태를 더욱 면밀히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