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번의 경기들에서 부족했던 행운이 따라줬다.”
요하임 뢰브 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의 말대로 힘겨운 승리였다. 독일은 25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유로 2020 예선 C조 2차전에서 독일을 3대 2로 꺾고 승점 3점을 챙겼다. 원정인 데다 세대교체를 통해 팀을 재정비 중인 독일 입장에선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첫발을 내디딘 의미 있는 승리였다.
이날 독일은 전반을 르로이 사네, 세르주 나브리의 연속 골로 2-0으로 앞서며 손쉽게 승리하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마티아스 데 리트, 멤피스 데파이에 연속으로 2골을 허용하며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지난해 11월 네이션스리그 리그A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나왔던 두 팀의 경기가 그대로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이었다. 당시 독일은 전반을 2-0으로 마쳐 마지막 자존심을 세우는 듯했으나 후반 40분과 후반 45분 내리 2골을 허용하며 2-2 무승부로 대회를 마쳤다.
세대교체를 표방한 독일은 네이션스리그와 다른 결과를 내놨다. 후반 45분 니코 슐츠가 결승골을 터뜨리며 지난해 11월 러시아와의 평가전 이후 처음으로 승리를 기록했다. 평가전이 아닌 대회에서 승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6월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스웨덴전(2대 1 승) 이후 처음이다. 독일이 네덜란드 원정에서 승리한 것 역시 1996년 평가전 이후 23년 만이다.
네덜란드전 승리는 ‘뮌헨 트리오(토마스 뮐러, 제롬 보아텡, 마츠 훔멜스)’를 제외하며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독일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의미도 있다. 독일은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네이션스리그 조별리그 탈락 등 부진에 시달리며 감독 교체설까지 흘러나왔다. 뢰브 감독은 이달 초 뮌헨 트리오 3명을 대표팀에서 제외하며 쇄신 작업을 본격화했다. 이들은 2014 브라질월드컵 우승 멤버로 그간 독일 대표팀의 공수를 담당해왔다. 3명을 제외한 후 나선 첫 경기인 지난 21일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선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편 러시아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했던 E조의 크로아티아는 헝가리에 1대 2로 역전패해 1승 1패를 기록했다. 세계랭킹 1위인 I조의 벨기에는 키프로스를 2대 0으로 꺾고 2연승으로 조 1위에 올랐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