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26일 오후 8시 국제축구연맹(FIFA) 3월 A매치 데이에서 콜롬비아와 맞붙는다. 콜롬비아(12위)는 FIFA 랭킹에서 한국(38위)보다 무려 26계단 위에 있는 남미의 강호다.
한국은 통산 전적에서 근소하게 앞서있다. 6번 싸워 3승 2무 1패를 거뒀다. 2017년 10월 경기도 수원에서 손흥민이 멀티골을 성공시키며 2대 1로 승리한 좋은 기억도 있다.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와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 등 유럽 굴지의 클럽들에서 활약하는 정상급 공격수들이 포함됐음에도 승리를 자신할 수 있는 이유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콜롬비아 대표팀 감독과 악연을 갖고 있다. 케이로스 감독을 상대로 좋은 기억이 없다. 케이로스 감독이 이란 대표팀 사령탑에 있을 시절 얘기다. 케이로스 감독은 지난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 이후 올해 2월 콜롬비아 대표팀에 부임했다. 이전까지는 2011년부터 오랫동안 이란 대표팀을 이끌었다.
케이로스가 지휘봉을 잡은 이란을 한국은 모두 5차례 만났다. 결과는 참담했다. 1무 4패. 더 충격적인 사실은 5경기를 치르며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는 점이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을 잘 알고 있다. 그랬던 그가 이젠 콜롬비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한국 원정에 나선다. 콜롬비아에는 강하지만, 케이로스 감독에게는 약한 셈이다. 경기를 앞두고 콜롬비아의 한 매체는 케이로스 감독에 대해 ‘한국의 주적’이라며 소개하기도 했다.
이란과 콜롬비아의 경기 리듬은 완전히 다르다. 케이로스 감독은 이란 사령탑 시절 체력적인 축구를 강조하며 수비 조직력을 우선시했다. 지루한 축구라는 일각의 조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만의 실리적인 축구를 구사하며 수비 일변도로 일관했다. 콜롬비아는 점유율을 가져가며 경기 운영을 하는 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수비적으로 내려앉는 팀도 아니다. 공격적인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도 많다. 그간 고전했던 케이로스의 스타일하고는 전혀 다르다.
케이로스 감독은 벤투 감독과도 특별한 인연이 있다. 벤투 감독의 옛 은사다. 케이로스 감독은 1991년부터 1993년까지 포르투갈 대표팀을 지휘했는데, 당시 현역 선수였던 벤투를 A매치에 데뷔시킨 주인공이다. 옛 스승과 제자 간의 맞대결인 셈이다.
무대가 바뀌었다고는 하나 기록을 무시할 수는 없다. 만일 이번 경기에서 패한다면 케이로스는 한국과 6전 무패(5승 1무)의 성적을 이어가게 된다. 그리고 케이로스 감독이 이란을 떠나며 없을 것 같았던 복수의 기회가 찾아왔다. 이제는 악연을 끊을 차례다. 콜롬비아를 상대로 좋았던 기억들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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