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타당..타타타.타타타당..’
5·18민주화운동이 막바지에 달한 1980년 5월27일 새벽.
당시 전남도청을 본부로 10일간 항전을 펼쳤던 시민군과 탱크, 헬기를 앞세운 계엄군은 최후의 전투를 치른다.
전두환 등 신군부가 ‘화려한 휴가’로 명명한 진압작전이 이날 여명을 깨는 기관총 소리 등으로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마지막 항전에 나선 시민군과 진압작전 종결에 나선 계엄군이 혈전을 치른 옛 전남도청 본관과 전남경찰국 등 6개 건물이 원형 복원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에 따라 지난 2005년 지장물 철거와 건립부지 조성에 착수한 이후 본관과 별관 일부 등이 단계적으로 철거된 지 10여년 만이다.
당시 5월 단체들은 옛 전남도청의 보존을 요구하며 장기간 농성을 벌인 바 있다.
광주시는 “오는 28일 오후 2시 옛 전남도청 2층 회의실에서 ‘옛 전남도청 복원 기본계획 대국민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설명회는 광주시와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 복원 범시도민대책위원회로 구성된 옛 전남도청 복원협의회에서 주최한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복원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진행한 조선대 산학협력단의 용역결과를 토대로 복원 기본계획과 향후일정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복원 기본계획안은 80년 5·18 당시 모습으로 6개동 건물을 원형복원하는 게 뼈대다. 현 건물별 상태와 기존 구조물 철거 가능 여부, 건축법·장애인 편의시설 증진 등 법적·기술적 사항을 고려해 원형을 최대한 살린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5·18민주화운동 역사성과 공간의 상징성, 5월 정신 계승,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 지향을 기본원칙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5·18민주화운동의 인권과 평화의 의미를 예술적으로 승화하기 위해 출범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상생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복원 대상은 전남도청 본관·별관·회의실, 경찰국 본관, 민원실, 상무관 등 6개 동이다.
이를 위해 시민군 주요 활동 거점이던 상황실과 방송실이 자리한 도청 본관 1층 서무과와 수습대책위원회가 있었던 2층 부지사실에 새로 설치된 엘리베이터 등은 철거한다.
도청별관은 현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출입구로 이용하고 있는 공간에 전당과의 소통을 위해 1, 2층 일부 공간을 확보하고 3, 4층을 복원한다.
무기고와 시민군이 휴식을 취하거나 식사를 하던 도청 회의실은 설비공간만 그대로 두고 내부 공간을 복원하며 상무관은 외형 변화가 거의 없어 내부 바닥재 등만 교체한다.
층간이 사라진 도 경찰국과 경찰국 민원실은 각각 3층, 2층으로 층을 나누어 복원하고 경찰국 후면에 설치된 LED 철골구조물과 5·18 당시 시민군과 계엄군의 집결지이자 시신수습 장소였던 방문자센터는 철거한다.
협의회는 올해 상반기 중 6개 동의 전시 콘텐츠 구성과 공간 활용을 위한 전시 기본계획을 발주해 5월 단체, 전문가 및 시민사회단체 등의 의견수렴과 사회적 합의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협의회는 옛 전남도청이 빠르면 2022년 본래의 모습으로 시민들의 품에 안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시민들은 “옛 전남도청은 정권찬탈에 눈이 멀어 선량한 시민들을 향해 총부리를 겨눈 신군부 세력의 폭동적 진압을 증명하는 공간이 돨 것”이라며 “광주시민은 폭동의 주체가 아닌 피해자라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옛 전남도청을 80년 5월 당시 모습으로 원형 복원해 숭고한 뜻을 계승하고 역사의 교육장으로 보존하겠다”며 “5·18망언 등 역사왜곡을 막고 전국화·세계화하는 작업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