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안 쳤다는 윤 총경 부인…최종훈과 엇갈린 진술

입력 2019-03-25 06:40 수정 2019-03-25 07:08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와 가수 정준영 등 클럽 버닝썬 관계자들과 유착 혐의를 받는 윤모 총경의 부인 김모 경정이 FT아일랜드 출신의 가수 최종훈(30)으로부터 케이팝 티켓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반면 연예인들과 골프를 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최종훈은 앞서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윤 총경 부부와 골프를 쳤으며 연락처까지 알고 있다고 말해 진실공방이 예상된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최근 김 경정으로부터 이메일 질의를 보내 이같은 답변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김 경정은 현재 말레이시아 주재관으로 파견 근무 중이다. 앞서 경찰은 최종훈을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종훈이 김 경정에게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케이팝 티켓을 구해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골프 라운딩을 부인한 김 경정의 진술은 최종훈의 진술과 상반돼 눈길을 끌었다. 앞서 최종훈은 경찰조사에서 윤 총경 부부와 한국에서 골프 라운딩을 했다고 진술했었다. 이 자리엔 유리홀딩스 유인석 대표와 부인이자 배우인 박한별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준영 단톡방 사건이 세상이 알려지기 전 최종훈은 SBS ‘8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비슷한 취지로 답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SBS 8시 뉴스는 지난 2일 최종훈과 전화 인터뷰한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 최종훈은 유리홀딩스 유 대표 경찰 유착 의혹 취재하고 있는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 “경찰 쪽 윗선들이요? (유 대표가) 아는 것 같긴 하다. 나도 같이 골프를 한 번 쳤다. 얼핏 듣기로는 청와대 계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유 대표와 최종훈, 윤 총경과 그분 부인이랑 넷이 친 거냐는 질문에 최종훈은 “네 그런 거다. 한국에서”라고 답했다. 최종훈이 이날 취재진에게 윤 총경의 사진을 직접 보내주기도 했다.

최종훈은 또 “사모님이 말레이시아에 아이들과 산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말레이사 공연 때 티켓을 해줬다”며 “사모님 번호까지 알고 있다. 카톡에 있더라”고 답했다.

“청와대 계신 분이라고 높으신 분이라고 되게 좀 가까운 사이인 것 같았다”고 한 최종훈은 “(유 대표가) 형님 형님 그러고, 티켓 같은 것도 연결해줄 때 잘 모시라 그러고 형님 다 잘 챙겨주라고 하고 청와대 계시니까 나 또한 나쁘게 지낼 필요가 없지 않냐”고 말했다.

앞서 최종훈은 지난 2016년 2월 서울 용산구에서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최종훈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97%로 면허정지와 벌금 250만원의 처분을 받았었다. 적발 직후 최종훈은 차량을 버리고 도주했으며 경찰은 최종훈을 제압하기 위해 수갑까지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훈은 경찰에 200만원을 주겠다고 한 뒤 직업을 ‘무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최종훈은 승리와 정준영 등이 함께 있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유 대표에게 “보도를 막아달라”고 청탁했고 유 대표는 보도를 막았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윤 총경과의 유착 의혹이 불거졌다.

한편 경찰은 김 경정이 티켓을 받은 경위 등을 수사 중이며 김 경정을 직접 조사하기 위해 외교부와 계속 귀국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김 경정의 남편 윤 총경은 승리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리는 인물로 지목됐다.

윤 총경은 승리와 유리홀딩스 유 대표가 2016년 7월 강남에 차린 주점 ‘몽키뮤지엄’에 대해 식품위생법 위반 신고가 들어오자 강남경찰서 직원에게 수사 상황을 불어본 것으로 확인되면서 유착 의혹이 불거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