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프로축구 사상 최고령 선수가 대기록을 이어갔다. 일본 J리그2(2부리그) 소속 요코하마 FC에서 활약하는 미우라 가즈요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1967년생의 미우라는 만 52세 52일에 선발로 프로 무대를 밟았다. 종전 최고령 출전 기록도 그가 지난해 작성한 51세 8개월 9일이었다. 1986년 데뷔 이후 33년째 현역으로 뛰고 있다. 요코하마에서만 15시즌째다.
미우라는 23일 일본 요코하마 닛하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기후와의 2019 J리그2 5라운드 홈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올 시즌 그의 첫 출전이었다. 2017년 4월 15일 마치다전 이후 2년 만에 선발로 나섰다. 스피드와 움직임은 젊었을 때 비해 다소 무뎌졌지만 노련한 경기 조율 능력만큼은 뒤지지 않았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공격을 이끌었다. 요코하마는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마치며 2대 0으로 승리했다. 미우라는 후반 9분, 동료와 교체돼 박수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의 포지션이 공격수라는 점에 있다. 상대 수비진의 움직임을 끊임없이 살피며 2선과 전방을 오가야 한다. 활동량이 적지 않다. 미우라가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는 방증이다.
비판도 있다. 기록을 의식한 나머지 무리하게 출전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우라도 이런 목소리를 듣고 있다. 미우라는 경기를 끝낸 뒤 “52세 나이로 출전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경기에 나서고 싶어도 못 나가는 선수가 있다. 그라운드에 서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비판은 있지만 뛸 수 있을 때까지 그라운드를 밟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미우라는 최근 은퇴한 일본의 야구 영웅 스즈키 이치로를 말했다. 그는 “이치로가 은퇴한 지 이틀이 됐지만 여전히 나는 선발로 나섰다. 정말 재미있는 상황”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미우라는 1973년생의 이치로보다 6세 많다. 50대 현역 생활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미우라는 1986년 브라질 프로축구 세리에A 강팀 산투스에서 프로로 데뷔했다. 이후 파우메이라스를 거쳐 1990년 일본으로 돌아갔다. 1993년 출범한 J리그 원년을 경험한 유일한 현역 선수다. 한일전에서 골을 넣은 후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댄스 세리머니’를 펼쳐 한국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교토 상가 시절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