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24일 “제가 비판한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2019년 반문특위(反 문재인 특위)”라고 해명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거세게 비판했다. 한국당은 “말꼬리 잡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반발했다.
나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14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로 국민이 분열됐다”는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23일 오후 페이스북에 “제가 비판한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2019년 반문특위”이라며 “결코 독립운동의 위대한 가치와 업적을 부정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이를 ‘치졸한 궤변’이라고 일갈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친일파의 수석대변인이나 다름없는 발언으로 반민특위를 모독한 나 원내대표가 이제는 문재인정부의 적폐청산을 막아나서며 적폐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로 작정한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은 지금 말장난 할 때가 아니다. 분노한 역사와 민족 앞에 통렬히 반성하고 고개 숙여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화당과 정의당도 나 원내대표가 국민들을 우롱했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비판을 받았으면 반성을 해야지, 이리저리 말을 돌리는 것은 정치인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며 “이제는 국민들이 나 원내대표의 역대급 국어실력까지 걱정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국민들을 우습게 여겨도 정도가 있다”며 “나 원내대표의 친일 행태는 지난 행적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국민들이야말로 나 원내대표의 본질과 정체를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본인 스스로만 모르고 있다”고 쏘아 붙였다.
한국당은 이러한 비판이 쏟아지자 말꼬리 잡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맞섰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한 색출과 처벌이 국민 분열과 역사 부정을 초래하는 시대착오적 행위라는 점을 비판한 것”이라며 “민주당과 정의당은 여전히 말꼬리 잡기와 진의왜곡에 집착하며 흠집내기와 편가르기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