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교육이 민족의 미래”라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여사는 지난 2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박물관을 찾아 ‘3.1운동 100주년 간송특별전-대한콜랙숀’을 관람하고 이같이 강조했다고 청와대가 24일 밝혔다.
대한콜랙숀은 일제강점기 속절없이 일본으로 유출되는 우리나라의 국보·보물·유물들을 지켜낸 문화독립운동가 간송 전형필(1906~1962) 선생의 치열한 문화보국정신을 조명한 전시다.
특별전에는 당시 기와집 400채 값으로 영국인 수집가 개스비로부터 인수한 고려청자 20점 중 일부가 전시됐다. 경성미술구락부 경매 사상 최고가로 구매한 백자 ‘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국보 제294호), 친일파 송병준의 집 아궁이에서 불쏘시개로 사라질 뻔한 것을 살려낸 겸재 정선의 화첩 ‘해악전신첩’(보물 제1949호) 등 국보 6점도 함께 배치됐다. 특히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은 비싼 가격 탓에 조선총독부박물관도 손을 못 대던 것을 간송 선생이 당시 기와집 20채 값인 거금 2만원을 주고 일본인 골동상에게서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이날 “조부인 간송 선생은 우리 문화재들이 이 땅에 남아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는 문화독립에 대한 신념을 지키셨다”는 전인건 간송미술관 관장의 설명에 “청자 하나 백자 하나에 그 시대의 정신이 담겨 있다. 간송 선생이 일제의 문화말살정책 아래서 지킨 얼과 정신을 미래로 이어가는 게 우리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전 관장이 “일제의 식민지 교육에 맞설 민족사학을 양성해 나라를 떠받치겠다는 조부의 뜻이 확고했다”고 하자 김 여사는 “교육이 민족의 미래다. 대한민국 미래의 주역인 인재를 길러내는 독립운동이었다”고 화답했다. 간송 선생은 2·8 독립선언과 3·1 운동을 주도한 보성학원이 조선총독부의 탄압으로 폐교 위기에 처하자 3000석지기 땅을 처분해 인수하는 등 구국교육에 힘썼다고 한다. 김 여사의 이날 관람에는 간송 선생의 며느리 김은영 매듭장(서울시 무형문화재 제13호)과 손자인 전 관장이 함께했다.
한편 김 여사는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엄혹했던 시절 조국의 미래를 위해 생애를 바친 선조들의 발자취를 찾는 뜻깊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달 25일 ‘3·1운동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간담회’, 같은 달 28일에는 ‘유관순 열사 추모각, 순국자 추모각 참배’ 등에 참석한 바 있다.
김 여사의 ‘교육’ 사랑도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여사는 최근 문 대통령의 아세안 3개국 순방 일정 내내 교육현장 방문에 집중했다. 김 여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스리푸트리 과학중등학교를 찾아 한국어 수업을 참관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공부 열심히 하면 여러분 커다란 쓰임이 있을 거다. 한국, 말레이시아 두 나라에 좋은 것이라 굉장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브루나이에 머물던 11일에도 브루나이국립대(UBD)를 찾아 한국어 수업을 하는 교실을 방문했다. 13일엔 말레이시아의 국제한국학교를 찾아 유치원·초등학교급 교직원과 교민 자녀들을 격려했다.
그동안 김 여사는 해외순방 당시 문화와 복지, 의료 현장을 주로 방문했다. 어린이 병원을 찾아 격려하고, 여성 단체 등도 만났다. 그러던 김 여사는 조금씩 활동 영역을 넓혀가며 문 대통령의 외교를 내조하고 있다. 특히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국제한국학교 등을 찾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김 여사가 간송특별전에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비슷한 기류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