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클로제가 그립다…계속되는 빈공

입력 2019-03-24 12:59
독일 대표팀 공격수 티모 베르너가 21일 세르비아와의 A매치 경기에 나서고 있다. AP뉴시스

독일의 창끝이 예전 같지 않다. 공격진들이 연쇄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때와 같은 문제다. 수비진과 미드필더들의 세대교체는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공격진은 다르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해결할 수 있는 특급 공격수가 없다.

21일 새벽 열린 세르비아와의 A매치 친선전에서도 그랬다. 상대의 밀집 수비를 공략하지 못하며 빈공 속에 1대 1로 비겼다. 후반 24분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가 동점골을 넣으며 간신히 체면치레에 성공했지만 팬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었다. 객관적인 전력상 훨씬 약체였던 세르비아를 상대로 안방에서 펼친 졸전이었다. 선제골을 허용하며 내려앉아 경기 운영을 펼치는 상대의 수비 일변도 전술에 애를 먹었다. 이날 무승부로 독일은 최근 A매치에서 3경기 연속 무패(1승 2무)를 기록하게 됐다.

공격수 티모 베르너는 이날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슛이 빗나가며 번번이 득점 기회를 놓쳤다.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활발하게 움직였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이날 독일은 총 20개의 슈팅(유효 8개)을 날렸지만, 골망을 흔든 것은 단 한 번이었다.

세르비아전을 떠나 같은 문제가 매번 반복되고 있다. 중원 장악에 성공했음에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지난 월드컵 때도 32강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르며 2골을 얻어내는 데 그쳤다. 그나마 그중 한 골은 토니 크로스의 프리킥 득점으로 필드골은 한 골에 불과했다. 독일 공격진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이유다.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토마스 뮐러와 마리오 괴체. AP뉴시스

요아힘 뢰브 감독은 3월 A매치를 앞두고 수비진 제롬 보아텡과 마츠 훔멜스를 비롯해 공격수 토마스 뮐러를 선발하지 않겠다는 강수를 던졌다. 베테랑들에 의존하지 않고 젊은 선수들로 새 팀을 꾸리겠다는 의지였다. 이달 A매치에 선발된 독일 선수들의 평균 나이는 24.8세였다.

뮐러는 독일에서 가장 사랑받는 공격수 중 하나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5골로 골든 부트(득점왕)를 수상하더니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도 5득점을 올려 실버 부트를 수상했다. 뮐러에 대한 독일 국민들의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에서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펄펄 날았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는 달랐다. 상대의 대인마크 수비에 고전하며 제대로 된 슈팅 한 번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뮐러의 부진과 독일 대표팀이 침체된 시점이 정확히 맞물린다. 뮐러 제외의 표면적 이유는 세대교체였지만 뢰브 감독 심중에는 이러한 의중도 포함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번 대표팀에 선발된 공격수 로이스는 뮐러보다 생일이 4개월 빠르다.

독일 대표팀에 변화가 필요하다. 지난 월드컵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으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6위까지 추락했다. 핵심은 공격진들의 부활이다.

결국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스포츠다. 최전방 공격수인 베르너가 부진하면 2선 측면 공격수인 르노이 사네와 율리안 브란트 등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과거 결정적인 상황에서 해결해줬던 미로슬라프 클로제에 대한 향수가 남는 이유는 그래서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