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했던 승리가 ‘그알싶’ 제작진에게 보낸 문자 “힘 없는 거 알고 악용”

입력 2019-03-24 10:19

SBS 시사 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버닝썬을 둘러싼 의혹들을 집중 파헤쳐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가 제작진에게 보낸 장문의 메시지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승리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반성이나 사과보다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공익 제보자와 연예부 기자 등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버닝썬 사태들 집중 보도하며 승리의 초호화 생일파티 등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 승리는 사내이사로 있었던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제작진은 승리에 취재요청을 하자 승리는 342자에 달하는 입장을 문자로 보냈다고 전하며 관련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공개된 문자메시지엔 “무슨 말을 할 입장이 아니지만 이번 일은 범죄로 점화된 범죄라고 생각한다”고 한 승리는 “개인 휴대전화 정보를 무단으로 유출‧이용했고 그걸 공익제보라 포장해 여론을 동조하고 무명변호사 본인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했다며 인터뷰했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제보자를 보호하는 곳인데 제보자가 나와 인터뷰 하는 모습, 그리고 연예부 기자가 SBS 메인 뉴스에 출연해 자료 출처를 정확하게 밝히지도 않고 본인 출세를 위해 사실확인 없이 보도했다”고 한 승리는 “회사에 소속돼 있기에 자유롭게 변론하거나 언론에 대응하거나 ‘아닌 건 아니다, 맞는 건 맞다’라고 할 수 있는 힘이 없다는 걸 알고 어느 정도 악용하지 않았나 싶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승리의 입장은 지난 14일 경찰 출석 당시 사과했던 모습과 사뭇 달라 눈길을 끌었다. 승리는 이날 오후 2시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하면서 “국민 여러분과 저에 대해 상처받고 피해 받으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고 사과했다. 관련 의혹에 대해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제가 어떤 말씀을 드리는 것보다 진실한 답변으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한편 승리는 논란이 불거지자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해지하고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오는 25일 예정된 입대도 연기한 상태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