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한 척하고 올게” 정준영 증거인멸 정황에 재조명된 과거

입력 2019-03-23 18:50 수정 2019-03-23 18:57
유튜브 영상 캡처

성관계 동영상 등을 불법으로 촬영해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가수 정준영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며 제출한 휴대전화 세대 중 한대를 초기화해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중 앞에서 반성한다면서 뒤에선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특히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할 당시 정준영이 눈물까지 흘리며 반성한다고 했던 장면을 떠올린 네티즌들은 ‘악어의 눈물’이라며 분노했다. 아울러 2016년 여자친구 몰카 사건 당시 불거졌던 태도 논란까지 재조명되며 그때나 지금이나 반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2일 오후 1시30분쯤 정준영을 불러 추가 범행과 증거인멸 의혹 등에 대해 9시간의 고강도 조사를 벌인 뒤 오후 10시쯤 유치장으로 돌려보냈다. 정준영은 지난 14일 경찰에 출석할 당시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며 휴대전화 3대를 임의로 제출했었다.

당시 제출한 휴대전화 3대는 불법 동영상 촬영에 주로 사용됐을 것으로 의심되는 이른바 ‘황금폰’과 최근까지 사용한 자신의 휴대전화 등이었다. 두 대의 휴대전화는 그대로 제출했지만 나머지 한 대는 ‘공장 초기화’ 작업을 거친 뒤 제출했다.

경찰은 정준영이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해당 휴대전화의 데이터 복구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에 경찰은 이 휴대전화에 추가 범행 증거가 담겼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준영을 상대로 휴대전화를 실제 사용한 시기와 초기화 동기 등을 조사했다.

정준영은 2015년~2016년에 여성들과 성관계하는 장면을 불법 촬영해 동료 연예인 등 지인과 함께 단체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여성은 1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해외에서 촬영을 진행하던 정준영은 조기 귀국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첫 소환 당시 정준영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조사를 받고 나온 뒤 “휴대전화를 있는 그대로 다 제출하고 솔직하게 말씀드렸다”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때도 “죄송하다.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나에 대한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 오늘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는 수사기관의 청구 내용을 일체 다투지 않고 법원에서 내리는 판단에 겸허히 따르겠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앞서 정준영은 2016년 전 여자친구 A씨에게 몰래 동영상을 촬영한 혐의로 고소당했었다. 당시 정준영은 수사를 받으면서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하고 숨겨 처벌을 피했다는 의혹을 받았었다. 아울러 한 매체가 지인의 말을 빌려 정준영이 기자회견 직전 “죄송한 척하고 올게”라고 말했다고 보도해 태도 논란까지 불거졌었다.

한편 지난 21일 정준영의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제출한 핵심 물적 증거의 상태 및 그 내역 등 범행 후 정황, 현재까지 수사 경과 등에 비춰보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고 범행의 특성과 피해자 측 법익 침해 가능성이 있다”며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그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현재 정준영은 종로경찰서 유치장에 수감 중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