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 우승보다는 당장 ‘런던’이라는 각오 하나만 생각하고 왔어요.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지만, 마지막 라운드가 너무 아쉬워 팀원에게도 미안한 마음입니다. 기쁘지만 마지막 라운드에 대한 아쉬움은 남아요.”
VSG ‘스타로드’ 이종호가 극적으로 런던행 티켓을 따낸 소감을 밝혔다.
VSG는 23일 서울 송파구 아프리카TV 오픈 스튜디오 잠실점에서 열린 2019 PUBG 코리아 리그(PKL) 페이즈1 마지막 경기(6주3일 차 경기)에서 데이 1위를 차지했다. 2라운드와 3라운드에 연속 치킨을 뜯은 VSG는 랭크 포인트 39점을 누적, 그리핀 화이트를 4점 차이로 제쳤다.
더불어 VSG는 랭크 포인트 총점 346점으로 페이즈1에서 3위를 기록했다. 4위에게까지만 주어지는 국제 대회 ‘페이스잇 글로벌 서밋: PUBG 클래식’ 한국 지역 대표 참가 자격을 얻었다. 페이스잇 글로벌 서밋은 오는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이종호는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 조기 탈락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내비치며 “밀밭을 달리는 도중에 그리핀 화이트와 굳이 교전하지 않아도 됐다. 이전에 있었던 오더를 무시하고 다른 판단을 내리면서 게임이 꼬였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오더대로 갔다면 분명 치킨이 가까웠을 텐데 큰 실수를 했다. 팀원에게 미안한 라운드였다”고 총평했다.
반면 2라운드 ‘밀베 엔딩’에서 정상에 오른 것과 관련해서는 “‘VSG는 밀베원에 약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것 때문에 많은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으며 “팀원끼리 싸우기도 했지만 토론과 고민을 반복했다. 그 과정이 있었기에 밀베원이 걸려도 ‘잘할 수 있다’까지는 아니더라도 ‘약하지 않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PUBG 글로벌 인비테이셔널(PAI)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VSG(당시 액토즈 레드)다. 페이스잇에 임하는 각오를 묻자 이종호는 “PAI 때와 같다. 장난스럽게 표현한다면 잘 놀다 오겠다. 진지하게는 PUBG도 한국이 최강이라는 걸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 등수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한국 팀이 1위부터 4위까지 차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답했다.
이종호는 견제되는 해외 팀으로 북미 템포 스톰 등을 꼽았다. 그는 “북미에서는 압도적으로 잘하는 템포 스톰이 가장 견제된다. 이틀 전 열린 유럽 리그에서는 한국에 잘 알려진 페이즈 클랜, 팀 리퀴드 등이 잘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팀 솔로미드(TSM)나 바이털리티 같이 예상하지 못했던 팀들이 올라왔더라. 많이 견제된다”며 “바꿔 말하면 만나보고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종호는 끝으로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는 “팬들께 흔히 ‘떡락(기세가 갑자기 꺾이는 것)’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다”면서 “PAI를 갈 수 있었던 것도, 이번 런던 페이스잇에 갈 수 있는 것도 팬들 덕분이다. 팬들이 믿음을 줬다. 페이스잇에서도 실망하게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