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사랑을 싣고’ 제작진 일베 로고 사용에 사과…“고의성 없었다”

입력 2019-03-23 15:11
방송 화면 캡처

‘TV는 사랑을 싣고’ 제작진이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이하 일베)가 조작한 로고 사용 논란에 사과했다.

KBS 2TV 교양프로그램 ‘2018 TV는 사랑을 싣고’는 22일 의사 남재현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방송에서 남재현은 1982년 학생운동을 하다 서울대 치대에서 제적당해 2개월 반 동안 다시 공부해 연세대 의대에 합격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CG로 서울대학교의 로고가 나왔다. 그러나 이 로고는 실제 서울대학교의 로고가 아닌 중간에 ‘일베’가 영문으로 쓰인 일베의 조작된 로고였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네티즌은 “지상파에서 이런 실수가 반복된다”며 비난했다.

앞서 KBS ‘연예가중계’에서 일베가 조작한 러시아 월드컵 로고가 방송된 적이 있었고 같은 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실루엣을 사용해 논란이 일었었다. 일베 로고 사용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은 23일 공식 입장을 통해 해명과 사과를 전했다.

제작진은 “회사 내 아카이브에 보관 중인 검증된 이미지 대신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 한 이미지를 사용해 벌어진 일로 확인됐다”며 “사용한 담당자는 태도나 언행으로 볼 때 일베 회원으로 의심할 정황이 없다. 관련 시스템을 숙지시키지 못한 제작진의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제작책임자는 징계 등 어떠한 책임도 마땅히 지겠다”고 한 제작진은 “다만 복잡한 제작과정과 촉박한 일정 속에서 고군분투한 제작 관련자들의 그동안 열정과 노력을 볼 때 ‘고의성’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TV는 사랑을 싣고 제작진의 사과문

‘TV는 사랑을 싣고'에 일베 이미지 사과드립니다. 지난 22일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대학교 로고에 일베 이미지가 방송됐습니다.

경위를 파악한 결과, 출연자의 출신 대학 로고를 CG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회사 내 아카이브에 보관 중인 검증된 이미지 대신,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 한 이미지를 사용해 벌어진 일로 확인됐습니다.

KBS는 유사한 사고를 막기 위해 '이미지 제작 공유시스템'을 지난해 6월 구축해, 모든 이미지는 내부 검증된 아카이브 것을 사용토록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력사 담당자가 문제의 로고를 외부에서 다운로드했고, 이를 그래픽 업체에 의뢰하면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다만 담당자는, 그동안 제작에 임하는 태도로 보나 평소 언행을 볼 때 일베 회원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기에, 이는 오로지 관련 시스템을 충분히 숙지시키지 못한 제작진의 잘못입니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고로 질책을 받은 전례가 있음에도 재발했기에 제작진은 더욱 반성하고 있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거듭 유의하겠습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제작책임자는 징계 등 어떠한 책임도 마땅히 지겠습니다. 다만, 복잡한 제작과정과 촉박한 일정 속에서 고군분투한 제작 관련자들의 그동안 열정과 노력을 볼 때 '고의성'은 전혀 없었음을 거듭 확인 드립니다.

지난해 9월 부활한 'TV는 사랑을 싣고'를 많은 분이 아껴주고 계시기에, 제작진은 심기일전하여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신뢰와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