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文대통령에 실망, 北도발 맞선 영웅들 기려야 나라다운 나라”

입력 2019-03-22 18:40 수정 2019-03-22 19:08

원희룡 제주지사가 22일 제4회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2년째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유족들이 너무 실망하고 계시다”며 “나라 위해 목숨 바친 이들을 영웅으로 기리며 후세가 기억토록 하지 않는 국가는 나라도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지사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제주 탑동광장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가서 분향과 함께 기념사를 하고 왔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의 남침과 도발에 맞서 목숨을 바친, 나라를 지키려고 서해에서 산화해 나간 젊은 영웅들을 기리고 유족들을 진심으로 위로해야 한다”며 “그래야 비로소 ‘나라다운 나라’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는 해외순방 때문에, 올해는 국내의 다른 일정 때문에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 불참했다고 한다”며 “애국심과 희생을 온 국민 앞에서 명확히 선포하는 일이 그 어떤 다른 일보다 우선순위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짐작컨대 최근 미국 회담이 결렬돼 민감해진 북한을 더 자극하지는 않을까 우려한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서해에서의 북한의 도발을 ‘불미스러운 충돌’로 표현한 일에 대해서도 “이게 교통사고 나듯 충돌한 일인가. 대한민국 국방부장관은 제3자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은 함께 평화를 실현시켜 나가야 할 협상과 공존의 상대기도 하지만 지금까지의 역사를 봤을 때 전쟁 상대이자 억제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며 “불편한 진실을 곧바로 대면할 수 있는 용기와 정직함이 없다면 정부가 추구하는 대북정책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국가의 존립과 국민이 죽고 사는 문제에는 보수와 진보가 없다”며 “서해 수호의 날이 이념논쟁을 넘어 국가의 존속과 국민의 죽고 사는 문제로서 국민적 공감대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