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2일 돌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북측 인력을 철수시켰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측은 오늘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연락대표 간 접촉을 통해서 ‘북측 연락사무소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철수한다’는 입장을 우리 측에 통보하고,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이날 오전 9시15분쯤 연락대표 간 접촉을 통해 철수 계획을 통보했다. ‘상부의 지시’라는 점 외에는 특별한 설명도 없었다. 북측 인원이 철수를 마친 시간은 오후 2시쯤이다.
통상 금요일 일과 후에는 당직자만 연락사무소에 남겨 놓던 우리 정부는 이번 주말은 25명의 인력을 잔류하게 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북측이 판을 깨지는 않으면서도 남측에 대한 분명한 경고 및 압박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판을 깨려고 했으면 남측 인원도 철수하라고 했을 것”이라며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15일에 밝힌 것처럼 남측이 ‘선수’로서 미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라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과거에도 북·미 관계가 안 좋아지면 항상 남북 관계도 따라서 안 좋아졌는데, 과거 패턴이 반복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을 설득하라고 한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보이는데, 100억원 가까운 보수비용이 들어간 남북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철수한 것은 북한이 아직 근본적인 변화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우리에 대한 섭섭함과 불만을 넘어 압박과 역할이 무의미하다는 것일 수도 있다”며 “북한의 ‘새로운 길’ 발표가 임박한 신호로 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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