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는 애들? ‘여행 메이트’ 소개했을 뿐” 승리 측, 뒤늦은 해명

입력 2019-03-21 17:58
성접대 의혹이 붉어진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가수 승리 측 변호사가 성매매 알선 의혹이 불거진 지인과의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 내용을 적극 해명했다. 앞서 한 매체의 보도로 공개된 카톡방에서 승리는 “잘 ○○는 애들로”라며 성 접대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승리의 법률대리인 손병호 변호사는 “승리가 평소 ‘잘 ○○는 애들’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정말 저렴한 표현이지 않나”라며 “‘잘 노는 애들’을 잘못 표현한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고 21일 뉴스1에 밝혔다.

최근 SBS funE는 승리, 유인석 유리홀딩스 대표 등 8명이 포함된 카톡방에서 2015년 말에 오간 대화 내용 중 일부를 공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승리는 유 대표와 함께 투자 업체 유리홀딩스 설립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투자 유치를 위해 국내외 재력가를 만나던 시기였다고 한다.

승리는 2015년 12월 6일 카톡방에서 외국인 투자자 A씨 일행을 언급하며 직원 김모씨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는 유명 클럽 아레나에 A씨 일행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여성들을 부르라며 “잘 ○○는 애들로”라고 말했다. 김씨는 “부르고 있는데 주겠나 싶다”고 답했다.

손 변호사는 “김씨가 ‘부르고 있는데 주겠나 싶다’고 말했고, 부른 여성들도 김씨의 지인이었다. 성매매를 전제로 한 대화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성매매는 금전 거래를 전제한다. 승리 측이 대가를 지불하고 성매매 여성을 고용했다면, 김씨가 “주겠나 싶다”와 같은 불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시 아레나에 왔던 투자자 A씨는 여자였고, 그의 일행은 전부 남성이었다. 유 대표는 카톡에서 “내가 여자들을 준비하고 있다”며 “여자들 2명 오면 호텔방까지 갈 수 있게 처리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후 “남성 2명은 (호텔방에) 보냄”이라고 보고했다.

손 변호사는 이 카톡 역시 성 접대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그는 “(호텔방에 보냈다는 발언은) A씨 일행이 묵을 숙소에 보냈다는 대화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승리의 ‘여사친(연애감정이 없는 여자 사람 친구의 준말)’인 A씨와 일행을 위해 이들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동행할 여성들을 ‘쇼핑 메이트’ 형식으로 소개해줬을 뿐이라는 것이다.

손 변호사는 “싱가포르 국적인 A씨의 직업은 투자와 전혀 연관이 없다”며 “A씨가 남성 일행과 한국에 놀러 왔을 때 승리는 일본 나고야에서 콘서트를 하고 있었다. 승리 대신 A씨와 쇼핑 등을 함께 할 여성 여행 메이트를 연결해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손 변호사의 해명대로라면 2015년 12월 6일 해외 콘서트 일정을 소화하고 있던 승리는 여사친 A씨를 위해 아레나에 자리를 마련했다. A씨의 한국 여행에 동행할, ‘잘 노는’ 여성도 김씨와 유 대표의 도움을 받아 급히 준비했다. 그러면서 “똑바로 해라. 실수하지 말고”라고 김씨에게 지시했다. 김씨는 이후 A씨의 남성 일행을 숙소인 호텔방으로 안내했다.

손 변호사는 카톡방에 대한 해명이 늦어진 것에 대해 “3년 전 일이기 때문에 승리가 전혀 기억을 못 했다”며 “경찰 조사를 통해 해당 카톡 전문을 본 뒤에야 상황이 기억난 것”이라고 말했다.

승리는 지난 14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성매매 알선 혐의 관련 조사를 받았다. 이밖에도 ‘코카인 투약’ ‘해외 원정도박’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