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미세먼지 中과 공동대응…다음주 리커창과 만날 것”

입력 2019-03-21 15:48 수정 2019-03-21 15:50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과 공동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한 반 전 총장은 21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한 뒤 기자브리핑을 통해 “유엔 사무총장 재임 10년간은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헌신한 기간이었고 국제사회가 유엔 창설 이후 최대 업적으로 평가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국가적 중책에 대한 제의를 받았고 제 필생의 과제를 다시한번 전면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다”고 위원장직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망설임도 없잖아 있었지만 기후변화를 위해 해외에서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작 우리 국민이 미세먼지로 인해 생명과 건강에 심대한 위험을 받는 상황에 어렵다고 회피하는 건 제 삶의 신조와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오는 26~29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에서 중국 지도자들과 만나 미세먼지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구상도 드러냈다. 보아오포럼은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국제회의다.

그는 “제가 보아오포럼 이사장으로 있기 때문에 직접 관여를 하게 된다”며 “이낙연 총리가 리커창 중국 총리와 양자간 정부 협의를 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저도 이사장으로서 리커창 총리와 자연스럽게 자주 만날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머지 중국 지도자들과도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알지만 리커창 총리 외에는 아직 확정된 게 없어 제가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반 전 총장은 다만 중국을 지목해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북한과 몽골 등 동북아 국가들을 비롯해 유엔 등 국제기구와 긴밀한 협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내에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뛰어넘는 국민적 합의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보건과 에너지, 자동차산업, 국제협력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있는 문제”라며 “경제주체와 사회집단 사이에서 이해가 다양하게 엇갈릴 수 있다. 우리 모두 한 발자국씩 물러서야 숨을 쉴 수 있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