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해로 일기 ‘조행일록’·‘죽천이공행적록’ 부산시 문화재 지정

입력 2019-03-21 15:16

국립해양박물관은 소장자료인 ‘조행일록(漕行日錄)’과 ‘죽천이공행적록(竹泉李公行蹟錄)’이 각각 부산시 문화재자료 제108호, 제109호로 지정됐다고 21일 밝혔다.

부산시 문화재자료 제108호로 지정된 ‘조행일록’은 익산의 함열 현감(咸悅 縣監) 임교진(林喬鎭, 1803~1865)이 세곡을 배로 운반하면서 세곡 내역과 노정을 날짜별로 기록한 필사본 1책으로, 1862년 11월부터 1863년 5월까지의 일기형식 기록이다.

이 책은 조운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조세 운반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배가 출발하기 전의 세곡 수집부터 납부된 세곡을 수도로 옮기는 항해 과정 등 조세 운반 일련의 전 과정을 기록하고 있어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까지 밝혀진 조운일기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어 조선후기 조운제도 연구와 희소성에서도 높은 상징적 가치를 가지는 귀중한 자료이다.


부산시 문화재자료 제109호 ‘죽천이공행적록’은 1624년 인조의 책봉을 위해 주청사로 명나라에 다녀온 죽천 이덕형(李德泂)의 사행을 기록한 필사본 1책으로 전권(乾)이다.

이 책은 1624년 6월부터 10월까지 해로사행에서 발생된 주요 사건을 날짜별로 기록하고 있으며, 바다의 낯선 환경에 처한 인물의 주관적 입장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우리나라 최초의 국문 사행록인 ‘담헌연행록(1765년)’ 보다 120여년 앞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한글로 기록된 사행록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추정되고 해로사행 경로가 정확히 표기되어 있어 한중관계사와 사신관계 등에서 사료적 가치가 높은 자료이다.

또 한글로 작성된 사행록을 모본으로 하여 한역(漢譯)이 이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써 17세기 한글연구에 귀중한 자료이며, 해양역사를 밝힐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있어 서지학적 가치가 높다.

국립해양박물관 관계자는 “해양문화와 해양수산업 유산을 대표하는 국내·외 해양자료를 매년 공개·경매 및 현지구입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수집하고 있다”며 “수집된 자료가 해양 관련 학술조사와 가치발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