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직원들의 공부모임인 ‘상춘포럼’ 초청 연사가 “현재는 고용위기 상황이 아니다”고 발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20일 상춘포럼을 열었다. 청와대 직원들의 추천에 따라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포럼 강연자로 초빙되는데, 이번에는 ‘한국경제의 현안과 포용성장 정책의 과제’라는 주제로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가 강연을 맡았다. 올해 들어 다양한 경제 일정을 소화하며 경제 활성화에 ‘올인’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조 교수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국민성장분과 소속 위원으로,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국장과 국회사무처 예산분석관 등을 지냈다.
조 교수는 강연에서 “현재 노동시장은 고용위기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고 한다. 조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고용지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용률”이라며 “고용률을 놓고 보면 2017년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양호했고, 지난해는 두 번째로 좋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보수 언론이 일방적으로 취업자수 증가 지표만 가지고 고용위기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이런 내용을 포럼에서 강연했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2017년 고용률이 최고치를 찍은 것에 대해 “박근혜 정부의 ‘빚내서 집사라’라는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당시 취업자 수 증가분 가운데 56%가 건설업 부동산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고용률이 최고인 때와 비교해 지난해 취업자수가 적게 증가했다고 고용위기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고용률과 취업률, 취업자 수 증가와 경제활동 참가율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용상황을 평가해야 하는데 보수 언론은 일방적으로 취업자 수 증가 하나만 가지고 고용위기라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은 고용위기 상황이 아니다. 고용 시장은 양호하다”며 “경제성장률이 2.7%(지난해)일때 나타나는 딱 그 고용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올해 들어 여러 측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만3000명이 증가해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며 고용시장이 안정화됐다고 평가한 바 있다.
조 교수는 청와대 직원들에게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가 어려움을 겪은 것은 내수 활성화를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초과세수에 의해 긴축 재정이 불가피해 내수 활성화가 어려웠다. 청와대 비서진에게 적극적으로 재정을 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청와대 비서진에게 포용적 혁신국가 달성을 위해 “재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해 사회복지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상춘포럼에는 건축가 승효상씨,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씨, 송호근 서울대 교수, 이금희 전 KBS 아나운서, 이익주 서울시립대 교수 등이 강연자로 나섰다. 지난해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부터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외교 전문가들도 연사로 나섰다. 지난 1월에는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이 ‘3·1 운동과 대한민국 100년, 되새기고 나아가기’라는 주제로 강연했고 2월에는 ‘보고서의 법칙’ 작가 백승권 씨가 글쓰기에 대해 조언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