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주주총회에 참석해 ‘2022년까지 글로벌 3위 사업자가 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그러나 비전 발표와는 반대로 호텔신라 주가는 이 사장의 투약혐의가 악재로 반영되면서 급락했다.
이 사장은 21일 서울 중구 동호로 호텔신라 본사에서 열린 ‘46기 호텔신라 정기 주주총회'에 의장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사장은 “지난해 글로벌 무역 갈등과 저성장의 고착화, 경쟁의 심화 등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됐다”면서 “그럼에도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달성했을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해 변화와 혁신으로 매출 4조7000억 원으로 전년에 이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갔고 2000억 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실현해 외형과 내실 측면에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고 했다.
면세점 사업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이 사장은 “아시아 3대 공항을 잇는 ‘TR 벨트'를 완성해 면세 업계 최초로 연간 해외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었다”면서 “호텔사업도 40년간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위탁운영 방식을 확장시킨 결과 국내외 총 2000실 규모 오픈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계획과 비전도 발표했다. 고객과 데이터에 집중해 업무의 플랫폼화와 혁신을 추진함으로써 고객 만족을 더 높인다는 것이 핵심이다. 또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해외 사업의 안정성과 신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 사장은 “면세점 운영 역량을 고도화해 글로벌 면세 전문 회사로서 경쟁력과 내실을 갖추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사업부 조직 재정비를 통해 신규 플랫폼 확장, 신사업모델 발굴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규 호텔 브랜드의 첫 해외 프로퍼티를 성공적으로 오픈하고 이를 플랫폼화해 해외 진출의 속도를 높여 갈 것”이라며 “고객들이 호텔신라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는 소프트 상품 기획력과 운영 품질도 지속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주총이 열리던 시간 호텔신라의 주가는 하락세를 탔다. 이날 오전 10시 50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3.46% 하락한 9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사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뉴스타파는 전날 보도에서 이 사장이 서울 청담동 소재 H성형외과에서 마약류로 분류된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검은 수트 차림으로 주총장에 나온 이 사장은 프로포폴 투약 혐의와 관련한 취재진들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고 보도자료를 통해 “불법 투약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