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계획에 주한미군 시설 예산 일부가 포함됐다며 “멕시코 국경으로 북한군이 쳐 들어왔나”라고 비판했다. 미국 국경장벽 건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사안이다.
송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한미방위비 분담금은 미국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공돈(free money)’이 아니다”라며 미국 국방부가 미국 의회에 제출한 ‘2808법령(국가비상사태 관련) 예산확보 보고서(Fact Sheet on Section 2808 Funding Pool)’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방위비 분담금은 우리나라가 주한미군의 주둔에 관련된 경비의 일부를 부담함으로써 한미동맹 강화에 기여하려는 것”이라며 “한반도 방위와 상관없는 미국 ‘국경장벽 예산’에 방위비 분담금 전용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부담해야 하는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요구했던 미국의 속내가 결국은 남부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미국의 국방예산 전용’을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며 “그간 미국은 한국이 지원한 방위비 분담금은 미국 예산이라면서, 이자수익까지 꼬박꼬박 챙겨왔다. 같은 맥락에서 ‘남부 장벽예산’으로 전용하겠다고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 의원은 “더 큰 우려는 2018년 6월 기준 2884억원이라는 막대한 방위비 분담금 미집행 현금이나, 2018년 12월 기준 ‘군사건설 항목 미집행 현물 지원분’ 9864억원과 ‘군수 비용 항목 미집행 현물 지원분’ 562억원 등 총 1조426억원의 방위비 분담금 미집행액이 ‘국경장벽’ 예산으로 전용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며 “방위비 분담금 미집행 현금 역시 그 사용계획서를 한국 정부에 제출하고 있는 만큼, 국경장벽 예산으로 전용되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