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 갈라서고 2030 결혼 미루고…역대 최저 조혼인율

입력 2019-03-20 17:43 수정 2019-03-21 14:22
통계청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지난해 5.0건을 기록했다. 뉴시스 (그래픽=안지혜 기자)

2030 결혼 안 하고, 노부부 갈라서고.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 혼인이혼 통계를 통해 드러난 우리 사회 풍경이다.

조혼인율 역대 최저…통계청 “그래도 감소폭 둔화됐다”

1000명당 5건.

조혼인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1970년 혼인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가장 적은 수치다. 조혼인율은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한다.

전체 혼인 건수도 25만7600건으로 전년보다 6800건 줄었다. 2.6% 감소한 수치다.

남자는 30대 초반, 여자는 20대 후반에서 전년 대비 가장 크게 감소했다.

통계청은 혼인이 감소하고 있는 원인으로 크게 다섯 가지를 꼽았다. ▲주 혼인연령인 30대 초반 인구의 지속적 감소 ▲2030 세대의 실업률 증가에 따른 경제적 부담 ▲주거비 부담 ▲혼인을 뒤로 미루는 만혼 현상 ▲혼인에 대한 가치관 변화 등이다.

통계청 김진 인구동향과장은 “혼인을 앞둔 청년층이 소득이나 주거에 있어서 독립적으로 생계를 꾸려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이 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결혼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경력단절을 걱정하는 여성들이 혼인을 미루게 되는 만혼 현상이 혼인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통계청은 감소폭이 둔화된 것에 의미를 뒀다.

남성의 경우 2017년만 해도 주 혼인연령층인 20대부터 40대 초반까지 혼인율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는데, 이번에 발표한 2018년 자료에서는 30대 후반·40대 초반 남성 혼인율이 증가하는 동향이 포착됐다. 여성의 경우 큰 폭은 아니더라도 30대 초반부터 혼인율이 조금 살아났다.


황혼이혼 증가, 빠른 이혼도 증가

전체 이혼 중 20년 이상 함께한 오랜 부부의 이혼이 33.4%, 4년 이하로 신혼에 가까운 부부의 이혼이 21.4%를 기록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20년 이상 함께 한 부부 이혼의 경우 전년 대비 9.7% 증가했다. 30년 이상 이혼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10년 전에 비해 1.9배 늘었다. 황혼이혼이 잦아지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18년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이혼 부부의 33.4%가 혼인 지속기간이 20년을 넘었다. 뉴시스 (그래픽=전진우 기자)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은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였다. 다만 4만9400건으로 전체 이혼의 45.4%를 차지해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기록했다.

백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