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시간 ‘덜컹’ 하더니 불 꺼진 지하철… 무슨 일?

입력 2019-03-20 11:34 수정 2019-03-20 11:51
뉴시스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가 20일 아침 충정로역과 애오개역 사이 구간에서 심하게 진동한 뒤 소등돼 한때 소동을 빚었다.

사고는 출근시간인 오전 8시15분쯤 발생했다. 충정로역에서 출발해 애오개역으로 향하던 방화행 5038호 열차는 덜컹 소리를 내며 흔들렸고 잠시 뒤 내부가 점멸됐다. 열차는 멈추지 않고 운행을 계속했지만, 애오개역 이후부터 정차하는 역마다 출발을 지연했다.

이 열차의 반복되는 지연 출발은 뒤따르는 열차의 순연으로 이어졌다. 사고 열차에 있던 승객 A씨는 “정차한 역의 승강장 전광판에서 여러 열차가 꼬리를 물듯 대기하는 화면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진동, 소등, 지연이 있었지만 안내방송은 곧바로 들려오지 않았다. A씨는 “여의나루역에서 내릴 때까지 안내방송을 듣지 못했다. (충정로역과 애오개역 사이에서 발생한) 진동이 물리적인 충격으로 느껴져 불안했다”고 말했다. 여의나루역은 애오개역에서 약 6분 거리의 세 번째 정차 역이다. 적어도 세 구간을 지나는 동안 안내방송이 없었다는 얘기다.

사고는 아침 출근시간 서울 중심부에서 발생한 탓에 많은 승객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5호선은 강서구와 강동구를 횡단하며 서울 중심부를 관통하는 노선이다. 이 노선의 이용객은 서울교통공사에서 운영되는 1~8호선 중 세 번째로 많다. 서울교통공사의 지난 1~2월 승차인원 집계에서 5호선의 일평균 이용객은 57만6050명으로, 2호선(147만4738명)과 7호선(67만7861명)의 뒤를 이었다.

사고는 열차의 출력 저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열차의 출력이 4분의 3으로 줄었다. 감속되면서 진동이 발생했고 객차 내부가 어두워졌다”며 “5호선은 기관사 1명이 운행하는 노선인 탓에 출력 저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곧바로 안내방송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