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대교 보행교가 100여년만에 부활한다. 서울시는 한강대교를 한국판 ‘브루클린 브리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2021년 한강대교 남단에 기존 교량을 이용해 노들섬과 노량진을 잇는 보행자 전용교를 만든다고 20일 밝혔다. 1917년 ‘한강인도교’가 최초 개통된 이후 104년만에 보행로가 부활하는 셈이다. 한강인도교는 이름 그대로 한강을 걸어서 건널 수 있는 최초의 다리였다. 당시 한강인도교를 세우는 과정에서 다리를 지탱하기 위해 강 중간에 둑을 쌓으면서 형성된 인공섬이 현재의 노들섬이다. ‘한강 인도교’는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사흘 만에 폭파되는 아픔을 겪었고, 1981년 쌍둥이 아치교 ‘한강대교’가 개통되면서 차량 중심 교량으로 바뀌었다.
기존 차도는 유지하면서 쌍둥이 다리 사이 공간을 이용해 보행교(폭 10.5m, 길이 500m)를 새롭게 놓는 방법으로 지어진다. 미국 뉴욕의 관광명소가 된 ‘브루클린 브리지’처럼 1층은 차도로, 2층은 보행로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한강대교 보행교(백년다리)는 노량진 방향으로는 내년 초 철거 예정인 ‘노량진 고가차도’와 연결된다. 노들섬 쪽으로는 자동차전용도로를 건너기 위해 막혔던 노들섬 동-서를 연결하는 보행육교와 연결된다. 또한 올림픽대교 하부 수변보행길로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수직으로 직접 연결된다. 이렇게 되면 노들섬에서 한강대교 보행교를 지나 노량진 일대까지 한 번에 보행길이 연결된다.
서울시는 단순 보행교가 아닌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5월 중 국제현상설계공모를 추진해 창의적인 디자인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총 사업비 300억원을 투입해 연내 설계를 완료하고 2021년 6월 시민에게 개방한다는 목표다.
박원순 시장은 “한강대교 보행교 설치는 100여 년 전 한강인도교의 보행 기능을 복원하는 역사적 의미와 함께 ‘걷는 도시 서울’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노량진 일대의 지역재생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밤낮으로 아름다운 한강의 다양한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조망명소 조성, 새로운 형태의 시민 수변여가공간 조성과 한강변의 보행환경 개선도 병행해 서울시민의 여가생활을 풍부하게 하고, 나아가 뉴욕의 브루클린 브리지처럼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재생 모델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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