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접대 조선, 기생관광에 윤창중까지’ 일 매체 조롱

입력 2019-03-20 00:06
일본 매체가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보도하면서 ‘성 접대는 원래 조선의 문화’라는 식의 분석을 실어 물의를 빚고 있다. 매체는 한국에선 성 접대가 오랜 관습이라면서 박정희 정권에는 한국 정부가 매춘 클럽을 운영했고 박근혜 정권 때에는 청와대 대변인이 성추문에 휩싸인 사례를 들었다.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출석하고 있다. 국민일보DB

논란이 된 기사는 도쿄스포츠가 19일 ‘연예계 은퇴 V.I(승리의 일본 예명) 일본에서도 성 접대 알선 의혹’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것이다.

매체는 승리가 매춘을 목적으로 한국 여성을 일본에 보냈다는 의혹을 전하면서 이 같은 일은 ‘한국의 성 접대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한 문필가의 발언을 실었다.

극우적 시각으로 혐한 서적을 출간하고 한국에 대한 거친 발언을 일삼아온 타지마 오사무(但馬オサム)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성 접대는 조선의 문화”라며 “박정희 정권 시대 기생은 반 공무원으로 외국 관광객(주로 일본인)을 상대로 외화벌이 역할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타지마는 기생 관리는 과거 KCIA(한국중앙정보부)가 맡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연예인은 모두 KCIA의 관리를 받았고 KCIA가 정부 직할의 연예기획사 겸 매춘 클럽을 운영하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지금 한국에서도 여배우의 성 접대 스캔들이 발생하는 건 이런 전통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승리에게) 성 접대는 사업을 잘 수행하는 인간관계 구축의 윤활류라는 인식이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윤창중 전 청와대 수석대변인을 거론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성추행 의혹으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2013년 5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부암동 하림각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굳은 표정으로 차량에 올라탄 모습. 윤 전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자신의 수행으로 배치된 여성 인턴을 호텔바와 자신의 호텔방에서 거듭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국민일보DB

타지마는 “윤창중은 아마 여성 통역을 성 접대를 위한 사람이라고 착각했을 것”이라면서 “윗사람은 아랫사람에게 부당한 요구를 해도 괜찮다는 것이 한국의 오래된 관습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창중은 2013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방미 기간 중 한국대사관의 파견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윤창중은 5월 9일 홀로 귀국해 경질된 뒤 5월 15일 공식 직권면직 처분됐다.

황당한 분석 기사지만 일본 야후의 네티즌들은 사실로 받아들이고 한국 조롱을 일삼았다.

한 네티즌은 “그토록 세계에서 잘 나간다는 그룹의 일원이라도 성 접대를 해야만 살 수 있다는 것은 그 암초가 깊은 사회인 것 같다”면서 “연예인은 뒤에서 어떻게 사는지 생각하면 무서워져”라고 적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