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에도 태양광 발전 가능해 진다

입력 2019-03-19 15:24 수정 2019-03-19 15:25
포스텍 김동성(왼쪽) 교수와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자연모사연구실 임현의 실장. 포스텍 제공.

국내 연구진이 나방의 눈을 모사해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씨에도 태양광을 수확하는 장치를 개발해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포스텍은 기계공학과 김동성 교수팀과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자연모사연구실 임현의 실장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태양광 패널 표면에 무반사 자기세정 유리를 적용, 마찰전기를 일으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패널 표면에 태양광이 반사되지 않아 더 효과적으로 집광할 수 있고 비가 오면 빗방울이 나노구조물로 이뤄진 표면에 균일하게 흘러 안정적으로 마찰전기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권위지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 3월호를 통해 발표됐다.

지금까지 태양광 에너지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떨어지는 빗방울의 마찰을 이용한 마찰전기 수확 아이디어가 제안되기는 했지만, 태양전지와 마찰전기 수확장치가 결합된 시스템 내부에서 전력전달을 고려한 회로를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방 눈의 빛 반사 구조를 모사한 무반사 자기세정 유리 표면. 포스텍 제공.

연구팀은 빛을 잘 흡수하는 나방의 눈 구조에 주목했다.

나노 크기의 작은 돌기가 균일하게 뒤덮여 있는 나방 눈 구조를 모사한 유리로 태양 전지 표면을 덮자 태양광이 반사되지 않아 더 효과적으로 빛을 모을 수 있었고, 비가 내릴 땐 빗방울이 나노 돌기 위로 균일하게 흘러 표면에 압력을 가해 안정적으로 마찰전기를 얻을 수 있었다.

또 빗물이 흘러가면서 먼지와 같은 이물질을 없애주는 자가 세정 효과까지 확인돼 비가 올 때마다 태양전지 패널의 효율을 감소시키는 먼지까지 제거할 수 있어 태양전지의 장기적인 성능 유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포스텍 관계자는 “개발된 기술을 적용하면 태양전지 패널의 빛 반사를 줄여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면서도 비가 자주 오는 지역에서도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며 “이 연구는 다른 기관의 실험실에서 보유하고 있는 마찰수확 기술과 나방 눈 모사 반사방지 기술이 융합돼 얻어진 기술이라는데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