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휴대전화 제출한 김웅 “손석희, 거짓말탐지기 조사 응해야”

입력 2019-03-19 10:34

손석희 JTBC 대표이사를 폭행 등 혐의로 고소한 프리랜서 기자 김웅(47)씨가 손 대표와의 대질조사를 강하게 요구했다.

김씨는 18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손 대표가 대질조사와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응해줄 것을 요청한다”며 “전 당장 오늘 밤이라도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손 대표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자신의 집무실과 주점 등에서 저를 대질해왔다. 그런 자리의 문제점은 제삼자가 입회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손 대표가 하루빨리 수사기관이 입회한 자리에서 대질조사에 응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날 김씨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디지털포렌식 작업에 들어갔다. 손 대표의 휴대전화는 김씨보다 앞서 임의제출 받았다. 경찰은 두 사람의 메신저 대화와 통화 내역 등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미 문자메시지, 통화 내역, 녹취록 등 충분한 자료를 다 제출했다”면서 “이 사건이 휴대전화 포렌식을 할 만한 사안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 측 변호인도 “굳이 포렌식을 한 것이 좀 의아하다”며 “(포렌식) 과정에서 피의자 방어권을 굉장히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절차상 위법이 발견되면 법적 대응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2017년 4월 16일 경기도 과천의 한 주차장에서 교통사고를 냈다. 김씨는 자신이 이 사고에 대한 취재를 시작하자 손 대표가 기사화 무마를 위해 JTBC 정규직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를 거절하자 격분한 손 대표가 1월 10일 마포구의 모 주점에서 자신을 폭행했다며 같은 달 13일 경찰에 신고했다.

손 대표가 폭행 무마를 위해 2년간 월 1000만원 수입을 보장하는 용역계약을 제안했다고도 했다. 이에 보수단체 자유청년연합은 손 대표를 배임 및 배임미수 혐의로 고발했다.

손 대표는 김씨의 이 같은 주장에 JTBC 명의 보도자료를 내고 “김씨가 기사를 빌미로 먼저 취업 청탁을 제안했고, 이를 거절하자 갑자기 지나치게 화를 냈다. 그래서 ‘정신 좀 차리라’며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전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씨를 공갈 미수와 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손 대표와 김씨는 각각 지난달 16일과 지난 1일 19시간에 걸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손 대표는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증거를 다 제출했다. 곧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 측도 “피소된 사건은 혐의가 없음을, 고소한 사건은 혐의를 입증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