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어깨 통증 상당수는 잘못된 베개 선택 때문”

입력 2019-03-18 21:04

“목이나 어깨통증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베개 선택을 잘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게 됐어요. 아무리 비싼 베개라도 높이와 곡선이 경추선(목뼈의 C자 곡선)과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정형외과 및 재활의학과 복수 면허를 가진 전문의가 바른 자세로 숙면을 유도하고 목 통증과 거북목(일자목) 등을 예방하는 베개를 개발했다.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대표원장이 주인공이다.
그는 2년간 임상연구를 통해 3차원(3D)인체공학 설계로 만든 ‘닥터 서동원 베개(SUH pillow)’를 최근 출시했다. 베개 재료(폼)와 커버 등이 모두 인체에 안전하다는 국가통합인증(KC)마크를 획득했다.

서 원장은 18일 “나 자신이 평소 목 통증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편이었는데, 특히 베개가 맞지 않으면 밤새 뒤척이곤 했다”면서 “처음엔 나한테 맞는 베개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당수 근골격계 환자들이 나와 같은 수면 장애를 겪고 있고 자세 교정이나 통증 치료를 받았음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재발하는 등 생활의 불편을 호소하면서도 정작 베개에 문제 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하는 게 안타까웠다”고 했다.

잠잘 때 바른 자세 유지는 목뼈의 C자 곡선을 교정해 통증을 줄이고 척추질환은 물론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바른 수면 자세는 바로 누웠을 때 목뼈 곡선이 제대로 유지되고 옆으로 누웠을 때 경추와 흉추가 일직선이 되어 어깨눌림이 없는 자세로, 이를 위해 베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가장 이상적인 경추 곡선은 목의 들뜸 없이 밀착돼 머리 끝부터 목까지 빈틈없이 받쳐주고 개인의 머리 무게와 굴곡에 맞게 C자형을 유지하게 해 주는 것이다.

서 원장은 의료진과 외부 전문가로 연구팀을 꾸려 진료 환자들의 생활습관과 사용하는 베개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고 이를 통해 최적의 베개 높이와 목의 C자 곡선을 찾아냈다. 또 옆으로 누웠을 때 어깨와 귀눌림을 방지하기 위해 귀와 어깨선 높이의 평균을 내서 가장 적합한 수치를 파악하고 베개의 양쪽 높이를 조절했다.

베개 재료는 1960년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고밀도 저탄성 메모리폼’을 사용했다. 밀도가 높고 탄성은 낮아 아무리 강한 충격도 95% 이상 흡수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체중에 따른 압력과 충격 흡수를 다르게 적용한 ‘소프트(soft)형’과 ‘컴포트(comfort)형’의 2가지 제품이 있다. 어깨가 좁은 여성이나 아주 심한 목 디스크 환자들에게는 소프트형이 우선 추천된다.

서 원장은 “목뼈 질환이 있거나 건강한 사람 모두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편안한 수면을 제공한다”면서 “목 곡선이 변형돼 통증이 있는 경우 베개 사용 초반에 적응 기간이 필요할 수 있으나 1~2주 지나면 편안한 수면 환경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