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기인데… 일베의 세월호 조롱 언제까지 참아야 하나

입력 2019-03-19 01:30
일간베스트 캡쳐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18일 서울 광화문광장 한 켠을 지켜온 세월호 천막 14개 동이 철거됐다. 2014년 7월 유가족들이 참사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텐트 2개 동을 설치한 지 약 4년 8개월 만이다. 참사 후 거의 5년이 지났지만, 온라인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의 세월호 참사 조롱은 여전하다.

이날 오전 세월호 천막 철거 사진들이 공개되자 일베 사이트에는 세월호를 조롱하는 글들이 여럿 게재됐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비하하는 비유도 쏟아졌다.

일간베스트 캡쳐

한 일베 회원은 서울시가 예산 2억원을 들여 ‘기억·안전 전시공간’을 조성하는 것에 대해 “세월호 빨대도 영구화됐다”고 적었다.

또 다른 회원은 세월호 천막 철거 기사를 공유하며 욕설을 쏟아냈다. 이 회원은 세월호를 각종 국물에 비유하면서 “오는 4월 16일 유튜브 라이브를 켜고 세월호 침몰 5주년 기념하겠다”거나 “세월호는 비극이 아니라 XX 탕”이라는 식의 비하 발언을 이어갔다. 이들은 보수 성향 BJ의 천막 철거 생중계 링크를 공유하며 함께 시청하기도 했다.

이들은 참사 초기부터 각종 반사회적인 발언과 행동을 반복해왔다. 2014년 8월 31일부터 약 일주일간 참사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인 세월호 유가족들 앞에서 치킨과 피자 등을 주문해 먹는 등 ‘폭식 집회’를 벌였다.

지난해 9월에는 일베 회원들이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 분향소를 설치하며 포스트잇과 리본을 설치했다. 퓨마와 희생자들을 비교하는 식으로 조롱한 것이다. 한 일베 회원은 당시 “광화문에 퓨마 분향소 설치하고 왔다”는 글과 함께 세월호를 따라한 ‘퓨마 분향소’ 인증 사진을 올렸다.


뉴시스

앞서 세월호 유족들은 최근 서울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계획에 따라 천막 철거를 자진 결정했다. 16일 천막 내 집기와 비품을 정리했고, 17일 오전 10시엔 세월호 천막 내에 존치된 희생자 영정을 옮기는 이안식(移安式)도 진행했다. 세월호 희생자 289명의 영정은 일단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 서고로 자리를 옮겼다. 유족들은 영정을 어디에 안치할지 아직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다음 달 12일부터 14일까지 추모 문화제 등 전시 행사를 연다. 또 세월호 천막이 사라진 자리에 ‘기억·안전 전시공간’을 만들고 다음 달 12일 시민들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이현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