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위치추적 시계, 액세서리 같아” 윤지오, 유튜브 시작한 이유

입력 2019-03-18 05:00
윤씨 유튜브

배우 고(故) 장자연 강제추행 사건의 목격자인 윤지오씨가 유튜브 활동을 시작했다. 많은 네티즌이 윤씨의 안전을 걱정하자 내린 결정이다. 18일 오후 5시18분 기준 윤씨 유튜브 계정에는 ‘생존 신고’라는 제목의 영상 5개가 올라와 있다.

윤씨는 인스타그램에 ‘유일한 증언자 윤지오 생존신고 방송’이라는 문구와 함께 유튜브 계정 링크를 공유했다.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윤씨의 유튜브 계정이 나온다. 윤씨가 과거에 올린 가족 여행 영상 2개를 제외하면 ‘생존 신고’ 영상은 지난 17일에 처음 게시됐다.

윤씨는 주로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한다. 이후 녹화된 생방송 영상을 계정에 올리는 식이다. ‘전시회 준비 중’이라고 적은 영상에서 그는 “이렇게 그림 그릴 여유도 있다는 것을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씨 인스타그램

경찰은 지난 14일 오후 2시30분부터 윤씨에 대한 신변 보호 조치를 가동했다. 서울 동작경찰서 소속 전문 경찰관이 전체적인 시스템을 담당하고 위치추적이 가능한 스마트워치 등을 윤씨에게 지급했다. 여성가족부는 캐나다에 거주 중인 윤씨가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머물 숙소를 제공했다.

그러나 윤씨는 15일 유튜브 ‘이상호의 고발뉴스’에 출연해 숙소 관련 질문을 받자 말을 아끼면서도 “제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다”며 “여기에 계속 묵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스마트워치에 대해서도 “지난번에 받았을 때 배터리가 닳아서 시계가 꺼진 적이 있었다. 괜히 출동하실까 봐 염려돼 경찰에 전화했더니 받지 않았다. 다음 날에야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또 “시계의 SOS 버튼을 누르면 10여분 안에 경찰이 출동한다고 하더라”며 “그런데 실수로 버튼이 여러 번 눌렸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솔직히 시계 보는 액세서리 같다”고 했다.

윤씨가 12일 오후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에 '장자연 리스트' 사건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윤씨는 최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코너인 ‘댓꿀쇼’에 출연해 장씨 사건 증언자로 나선 이후 느꼈던 두려움을 털어놓은 바 있다. 그는 처음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증언한 이후 특정 언론사 차량이 자신을 미행했었다며, 이번에 귀국하기 전 캐나다에서도 해당 언론사 관계자가 주변에 전화해 자신을 찾은 적이 있다고 했다.

당시의 두려움 때문에 이번에 귀국한 후에도 매일 숙소를 옮겼다고 한다. 오후 5시 이후에는 외출을 자제했다. 사비로 사설 경호도 받고 있다. 이후 경찰에 요청해 신변 보호를 받게 됐지만 고발뉴스에서 말한 대로라면 여전히 적극적인 조처가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씨는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직 기자 A씨의 장씨 강제추행 혐의 사건에 출석해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그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장씨 사건을 조사 중인 검찰 과거사위가 활동 기간을 2개월 연장키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윤씨는 이달 말까지 한국에 머물며 장씨 사건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