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최악의 3월” 독점·개인정보 유용에 테러 생중계까지

입력 2019-03-18 16:05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4월 미 연방 하원에서 열린 정보유출 관련 청문회에 출석한 모습. AP뉴시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업체 페이스북이 잇따른 악재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페이스북은 시장 독점과 개인정보 유용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테러 생중계에 악용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엘리자베스 워런 미 연방 상원의원은 페이스북 포함 정보통신(IT) 대기업의 독점 체제를 해체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런 의원의 법안대로라면 페이스북은 2012년 인수한 인스타그램, 2014년 사들인 왓츠앱과 분리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워런 의원은 “불법적으로 경쟁을 저해하는 거대 기업의 횡포를 막아야 한다”며 “힘 있는 기업들이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워런의 입장은 페이스북이 이제 이롭다기보다 해롭다는 새 패러다임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규제 당국은 (페이스북 사업에) 개입해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이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상업적 목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이 수백만명의 개인정보를 여러 IT 업체들과 공유 계약을 체결한 혐의로 미 연방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이 건넨 개인정보에는 사용자의 연락처와 친구 목록 등이 포함돼 있으며 사용자 동의를 받지 않고 정보 접근권을 넘긴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에서 총격 테러를 저지른 백인우월주의자가 테러 장면을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역대 최악의 무슬림 증오 테러를 저지른 브렌턴 태런트는 17분간 페이스북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50명을 사살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내보냈다.

페이스북 측은 테러범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하고, 24시간 동안 150만건에 이르는 관련 영상을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상 최악의 반(反)이민주의 테러 장면을 그대로 내보냈다는 것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페이스북 측과 직접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마크 저커버그는 27억명에 달하는 사용자들로부터 나오는 콘텐츠를 감시하는 일이 어렵다는 일을 인정한 것 같다”며 “페이스북 사업 모델은 사용자들의 감정적 동요를 일으킬 수 있는 게시물들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는 가짜뉴스나 극단주의를 증폭시키는 부작용을 낳곤 한다”고 설명했다. 마리 프랭크스 마이애미대 법학 교수는 “페이스북은 그들의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이 인류의 가장 추악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