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예술의 경지다. 현존하는 최고의 프리키커라는 평가에 이견을 달기 어렵다. 스페인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 얘기다.
바르셀로나는 18일 스페인 세비야 베니토 비야마린에서 레알 베티스와 가진 2018-2019 프리메라리가 28라운드 원정경기를 4대 1 완승으로 끝냈다. 메시는 3골을 몰아치며 프로 통산 33회 해트트릭을 달성해 이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메시는 정교한 프리킥을 다시 한 번 뽐냈다. 전반 18분 페널티박스 앞에서 강력한 왼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상대 골키퍼가 빠르게 몸을 날렸지만 허사였다. 메시의 프리킥은 정확하고 아름다운 궤적으로 골문 구석을 찔렀다. 날카로웠다. 베티스 팬들조차 박수갈채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메시의 프리킥 득점은 2011-2012 시즌부터 바르셀로나에서 기록한 통산 25번째다. 2011-2012 시즌은 메시가 본격적으로 프리킥을 전담하기 시작한 때다. 이전까지는 사비 에르난데스(알 사드)가 주로 프리킥을 맡았다. 7년간 25골. 시즌 단위로 환산하면 매 시즌 4골 이상씩은 프리킥으로 득점을 뽑아낸 셈이다.
메시의 프리킥 골러시는 현재 진행형이다. 바르셀로나는 프리메라리가 8경기와 코파 델 레이(국왕컵) 결승전에 올라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는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맞붙는다. 최소 11경기를 확보했고, 챔피언스리그 결과에 따라 14경기까지 뛸 수 있다.
메시의 프리킥 정확도가 얼마나 뛰어난지는 다른 클럽 선수들과 비교하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유럽 빅리그에서 가장 많은 프리킥 득점을 기록한 팀들을 살펴보면 잉글랜드 리버풀(19골) 이탈리아 유벤투스(29골) 프랑스 리옹(22골) 정도다. 같은 프리메라리가 소속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도 24골에 그친다. 메시의 프리킥 득점이 유벤투스를 제외한 다른 구단 전체 프리킥 득점을 넘어섰다.
프리킥만이 아니다. 중거리 득점력이 뛰어나다. 올 시즌 리그 29골 중 7골을 페널티박스 밖에서 넣었고, 프리킥으로 5득점했다. 이는 유럽리그 선수 중 가장 많은 수치다. 득점력에 사각지대가 없다는 얘기다.
메시의 맞수로 비견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는 10시즌 동안 451회를 시도해 30개의 프리킥 득점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프리킥 정확도가 눈에 띄게 하락했다.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기록한 호날두의 프리킥 득점은 단 한 골이 전부다. 이번 시즌 유벤투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후 14회의 프리킥을 시도했으나 아직 득점을 맛보지 못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