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즈만, 사라진 동기부여… 이적 결심했나

입력 2019-03-18 11:23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격수 앙투앙 그리즈만이 18일 애슬레틱 빌바오와의 2018-2019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기에 나서고 있다. AP뉴시스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격수 앙투앙 그리즈만이 이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이탈리아 유벤투스에 당한 패배의 상처가 상당히 깊은 듯하다.

스페인 언론들은 17일(현지시간) 일제히 그리즈만의 이적설을 보도했다. 문도 데포르티보는 “바르셀로나가 그리즈만 영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영입에 실패했지만,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뉴스채널 ESPN은 “그리즈만이 바르셀로나를 비롯해 몇몇 빅클럽들에게 자신을 영입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대부분 그리즈만이 아틀레티코를 떠나기 위한 움직임을 구체화했다는 내용이다.

그리즈만은 지난해 6월 바르셀로나 이적에 상당히 근접했다. 아틀레티코와의 재계약에 소극적으로 나섰고, 바르셀로나는 당시 네이마르를 대신해 데려왔던 오스만 뎀벨레가 심각한 기복을 겪는 상황에서 특출난 윙어가 필요했다. 둘의 상황이 맞아떨어졌다. 바르셀로나는 그리즈만을 적극적으로 원했다.

판은 뒤집혔다.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받은 아틀레티코의 영입 징계가 변수로 작용했다. 그리즈만은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이 불가한 팀이 자신의 대체자를 구할 수 없게 되자 마음을 돌렸다. “팀이 어려울 때 떠나는 것은 비겁한 짓”이라며 재계약과 함께 잔류를 선택했다. 지난 시즌 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도 한몫했다.

그랬던 그리즈만이 팀의 행보에 실망하며 다시금 이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팀에 우승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동기부여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격수 앙투앙 그리즈만이 18일 애슬레틱 빌바오와의 2018-2019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기에서 패배하자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AP뉴시스

실제로 아틀레티코의 분위기는 매우 가라앉아있다. 아틀레티코는 18일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2018-2019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기에서도 0대 2로 완패했다. 그리즈만은 침묵했다. 몸이 아주 무거워 보였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마무리 짓지도 못했다. 이적설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지난 13일 유벤투스에 당한 0대 3 패배 이후 팀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프리메라리가 우승경쟁도 사실상 끝났다. 시즌 종료까지 10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선두 바르셀로나와의 승점 차는 10점이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곧바로 침체된 팀 분위기 수습에 나섰다. 경기가 끝난 후 지난 두 번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패배를 복기했다. “끝까지 싸우는 데 익숙하다. 관찰하고, 보고, 성장할 때다”고 선수들을 다독였다. 좌절을 맛봤던 만큼 다시 올라올 수 있다는 얘기다. 시메오네 감독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리즈만이 잔류를 선택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리즈만과 아틀레티코의 계약 종료 시점은 2023년 여름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