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8일 바른미래당을 비롯한 여야 4당의 선거제 개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합의안에 대해 “최선도 차선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차악”이라고 평했다.
손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하면서 “그래도 패스트트랙에 올리지 않으면 그동안 무르익은 선거제 개혁이 물거품이 될 우려도 있으니 그 다음에 발전을 기약하자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전날 심야에 도출된 여야 4당 합의 내용에 대해 “오늘은 말을 아끼겠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기자들에게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우리나라의 정치적 구조를 바꾸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그런데 의석 300석을 갖고 ‘지역구 225석, 권역별 비례 75석’으로 한다는 게 얼마나 궁색한 것인가. 그것도 완전한 연동형도 아니고 50% 연동형이니 더더욱 궁색하다”고 말했다. 또 “특히 선거법만 갖고 패스트트랙을 하는 게 아니라, 다른 법안(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 신설)도 얹혀서 한다니 이건 최선도, 차선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선거제 문제는 패스트트랙이 아니라 여야 합의로 정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대안이라고 내놓은 것은 대안이 아니라 ‘깽판’이고, 더불어민주당은 억지춘향식으로 300석 고정을 내놨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직 최종적으로 결론이 안 났으니까 어떻게 협의가 되는지 두고보자”며 “하여튼 제 마음이 편치 않다”고 했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두고 당내 이견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 당 국회의원들, 지역위원장들이 모두 한 마음이 아니다. 인정한다. 그것이 우리 바른미래당의 현주소”라는 한탄도 했다. 이어 “일부 의원들의 탈당 불사 얘기가 나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그것도 극복하고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