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북한 금강산에 골프장과 온천 리조트를 개장했던 ㈜아난티가 부산 바닷가에 대규모 휴양 마을을 조성한다.
부산도시공사는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옛 동부산관광단지) 친환경리조트 1·2 부지의 사업자로 아난티 컨소시엄이 선정됐다고 18일 밝혔다.
오시리아관광단지에는 이미 힐튼 부산과 아난티 코브가 운영 중이지만 인근 친환경리조트1·2 부지까지 아난티가 맡게 되면서 말 그대로 작은 ‘아난티 월드’가 생겼다.
아난티 컨소시엄이 사업계획안에서 제시한 모델을 관광단지에 구현하면 오시리아관광단지의 중심은 아난티가 된다.
아난티 컨소시엄은 친환경리조트1(4만9184㎡)과 친환경리조트2(11만926㎡) 대지를 합친 16만110㎡ 규모에 5413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체류형 관광시설을 만들겠다고 제안했다.
친환경리조트1·2용 부지에 건설할 체류형 관광시설의 이름은 프랑스어로 ‘아난티 마을’이라는 의미로 ‘빌라쥬 드 아난티’로 정했다.
새롭게 짓는 빌라쥬 드 아난티와 이미 운영 중인 아난티 코브와 차이는 ‘아난티 마을’이라는 그 이름에 담겼다.
아난티 이만규 대표가 꿈꾸는 ‘아난티 마을’은 한마디로 ‘바닷가의 한남동과 도산공원’이다.
이 대표는 “서울 한남동과 같이 한적하고 단독주택이 모인 마을과 도산공원처럼 남다른 생활 양식을 누리고 새로운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거리와 공간을 의미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빌라쥬 드 아난티는 차 없는 마을로 운영될 계획이다. 심지어 단지 입구에서 주차할 때 다른 사람의 차가 보이지 않는 형태로 설계해 보행자를 위한 완벽한 마을로 구현한다. 또 여름보다는 오히려 봄 가을 겨울에 즐길 거리가 많고, 일상에 새로운 영감과 자극을 줄 수 있는 남다른 문화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산책로 주변에는 문화 아카데미, 서점, 갤러리, 공연장, 공방 등을 배치한 ‘문화 벨트’가 들어선다.
이미 운영 중인 아난티 코브의 ‘코브’는 영어로 ‘작은 만’이라는 뜻이다. 한적한 마을 분위기의 빌라쥬 드 아난티와 달리 아난티 코브는 동적인 느낌을 주는 서울 가로수길이 바닷가에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상상으로 설계했다.
오시리아관광단지에 들어선 아난티 리조트는 층수가 낮고 객실 수도 적다. 빌라쥬 드 아난티도 애초 객실 수를 500실까지 늘릴 수 있지만 친환경리조트1 대지에는 148실, 친환경리조트2에는 152실만 넣기로 했다. 잔디광장이나 산책로, 문화공연시설 비중을 높인 결과다. 대지 면적은 아난티 코브의 배 이상이지만 객실 수는 아난티 코브의 절반 수준이다. 반대로 녹지 비율은 기준인 30%보다 훨씬 높은 45%로 잡았다.
아난티가 빌라쥬 드 아난티에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문화다. 부산이 매력 도시지만, 문화시설이 부족했다고 본다. 전시회나 공연을 감상하는 공간을 둘 계획이다.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과 우수한 강연도 마련한다. 힐튼 부산이나 아난티 코브와 시너지 효과도 낸다. 각 시설이 보유한 장점을 최대한 연계하기로 했다.
한편 국내 최고급 호텔과 리조트 등으로 구성해 2017년 개관한 오시리아관광단지 내 ‘아난티 코브’는 부지면적 7만5837㎡에 연면적 17만8000㎡로 63빌딩보다 규모가 크다. 단일 휴양 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1㎞가 넘는 해안을 따라 6성급 ‘힐튼 부산’ 호텔 310실, 회원제 리조트인 ‘아난티 펜트하우스’ 90채와 프라이빗 레지던스 128채가 들어섰다. 또 15개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입점한 아난티 타운, 2000평 규모의 100% 천연온천 워터 하우스, 500평 규모의 대형 서점 이터널 저니, 야외 공연장, 해변 산책로 등 최고급 시설이 바다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힐튼 부산 호텔은 전 객실이 56㎡ 이상의 여유로운 스위트 룸으로 구성됐다. 필요에 따라 2개의 객실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커넥팅 룸, 두 개의 싱글베드를 연결할 수 있는 레일 시스템이 적용된 헐리우드 더블 객실은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최상의 휴식 공간을 선사,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각광받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