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상품으로 해외여행을 떠났다가 현지에서 가이드에게 버려진 황당한 사연이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하나투어는 즉각 반박 보도자료를 통해 오로라 관광을 제외한 일정을 누락 없이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SBS는 지난 2월 하나투어의 패키지 상품을 구매해 캐나다로 첫 해외여행을 떠났다가 천재지변으로 일정이 변경된 뒤 자유여행을 강요받았다는 제보자의 사연을 17일 보도했다. 여행객들이 동의서 사인을 거부하자 하나투어는 현지에 여행객을 버려둔 채 가이드를 철수시켰다.
보도에 따르면 12명의 패키지여행 일행은 밴쿠버 공항을 떠나 옐로나이프로 가던 중 기상 악화로 비행기가 회항했다. 패키지 여행객 최모씨는 “가이드를 옐로나이프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정상적으로 못 가 연락이 되지 않았다”며 “일행은 공항 의자에 대충 누워 단체 노숙을 해야 했다. 우리 작은 아이는 불안해서 오줌까지 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행은 하나투어와 가까스로 연락이 닿아 밴쿠버에서 가이드를 만났다. 그러나 이 가이드는 옐로나이프 관광 일정 대신 사비로 자유여행을 하라는 동의서를 내밀었다. 이에 대해 패키지 여행객 천모씨는 “식사비도, 호텔비도 지원이 안 되고 우리가 알아서 그냥 하라고 하더라”며 “말이 안 됐다. 패키지로 간 건데 사비로 다하라고 그러니...”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일행 모두가 동의서 사인을 거부하자 하나투어 측은 일정 진행이 불가능하다며 아예 가이드를 철수시켰다. 이에 대해 천씨는 “가이드랑 헤어지고 버려졌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그때부터 여행이 아니었다. 한국에 가자 그 생각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일행은 귀국 후 상품 판매가 잘못됐다며 항의했지만 하나투어 측은 천재지변의 이유로 일정이 변경될 수 있고 여행 당시 현지 조건에 맞춰 최선의 옵션을 제공했다고 반박했다. 현지에서 철수한 건 제시한 조건을 여행객들이 거부했기 때문에 부득이한 선택이었다고도 부연했다.
이같은 주장에 하나투어 측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공항에서 노숙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12명 중 4명은 항공사에 제안한 할인 호텔에 투숙했고 항공사 케어을 받지 못한 8명은 하나투어가 호텔을 예약해 호텔 셔틀버스를 공항으로 보냈지만 이중 2명만 이용했다”며 “나머지 6명은 공항에 대기했다. 이중 2명은 별도로 옐로나이프로 가는 항공에 직접 대기를 걸어 놓고 공항에서 기다렸고 4명은 처음에 호텔 투숙에 동의했지만 하나투어의 대처에 불만을 표시하고 공항에 남았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하나투어는 “벤쿠버는 비행기를 갈아타는 경유지로 별도의 가이드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나투어는 또 “날씨문제로 켈거리로 이동하면서 일정이 1일에서 3일로 늘어나게 됐고 하나투어는 관광일정 2일과 자유일정 1일을 제안하면서 현지에서 소요되는 추가 비용에 대해 하나투어의 지원과 고객의 추가 비용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알렸으나 고객들이 이를 거절한 상황”이라며 “캘거리에서 3일간의 일정 중 첫날 관광 일정을 가이드 동행 하에 진행했으며 이틀째 오전 관광까지 마치고 고객 대표가 하나투어 제안에 동의할 수 없다며 스스로 일정을 하겠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하나투어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은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엔 ‘하나투어’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며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천재지변으로 일정 변경이 불가피할 경우 대체 여행 일정을 내놓아야 하는 여행사가 제시한 조건이라고는 사비를 들여 자유여행을 한다는 동의서뿐이라는 점에서 네티즌들의 비난은 더욱 가중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