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낸 추미애 의원을 향해 “북한 비핵화를 위해 함께 하고 있는 수많은 국가들에 대한 배신”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추 의원이 “핵과 관련 없는 ‘징벌적 제재’에 한해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두 사람은 내년 4월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 지역을 놓고 대결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오 전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추 의원 발언에 대해 “참으로 기가 막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 고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행동 계획 발표를 공식화한 시점에서 나온 여당 중진의원의 발언이기에 더욱 개탄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추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추미애TV’에 올린 영상에서 “금강산 관광 제재나 개성공단 폐쇄는 우리 정부가 자발적으로 (제재)한 경우”라며 “핵과 무관한 징벌적 제재에 한해서는 제재를 완화하도록 미국을 설득하는 외교가 지금 가장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미 간 후속 협상과 관련해서는 “비핵화 프로세스를 트럼프 미 대통령 첫 임기 내에 이루겠다고 했기 때문에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첫 임기 내에 다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오 전 시장은 “미국은 영변 핵 폐기만으로는 북한 요구를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전 세계 수많은 국가가 함께 동참하고 있는 현재의 대북제재를 유지할 것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정부·여당은 북한 비핵화 문제에 있어 마이웨이를 고집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신(新)한반도체제 주장, 한·미연합군사훈련 폐지·축소,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내정 및 추 의원의 이날 발언을 그 사례로 들었다.
오 전 시장은 “이는 한·미동맹 균열을 넘어 북한 비핵화를 위해 앞장서서 함께 하고 있는 수많은 국가들에 대한 배신”이라며 “북한의 주장만을 대변하고 있는 정부·여당에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더 이상 맡길 수 없음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