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오라는 베켄바워 말에… 클롭 “응, 안가”

입력 2019-03-17 16:23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이 13일(현지시간)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AP뉴시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의 사령탑 위르겐 클롭 감독이 자신의 미래에 독일 바이에른 뮌헨은 없다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옛 친정팀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대한 의리를 지키면서 현재 맡은 리버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표현으로 해석된다.

독일 축구의 전설이자 뮌헨의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프란츠 베켄바워는 클롭이 뮌헨 사령탑을 맡아주기를 바라는 소망을 드러냈다. 14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리버풀이 뮌헨을 3대 1로 꺾고 난 후였다. 리버풀은 뮌헨의 홈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화끈한 공격축구로 그들을 완파한 후 8강으로 직행했다. 베켄바워는 “클롭 감독이 추구하는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가 뮌헨에 잘 맞을 것이다”라며 “그가 언젠가 팀의 지휘봉을 잡아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클롭 감독은 즉각 응답했다. 영국 ‘가디언’과의 16일 인터뷰에서다. 그는 우선 “독일에는 베켄바워보다 더 큰 전설은 없다. 나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해줘서 행복하다”며 “마치 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는 기분이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뮌헨으로 가지 않겠다는 태도는 분명히 밝혔다. “베켄바워의 생각은 리버풀에 대한 칭찬으로 받아들이겠다. 뮌헨은 지난 10~15년 동안 큰 실수 없이 훌륭한 일을 해냈다. 하지만 나는 현재 내가 있는 곳에 더 잘 맞는다고 느낀다”고 직접 거절 의사를 드러냈다.

리버풀 감독으로서의 자부심도 함께였다. 클롭 감독은 “좋은 팀들을 개발할 기회는 많다. 축구에서는 항상 끊임없이 증명하고 발전해야 하지만, 나는 현재 내가 리버풀에 딱 맞는 감독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자신감이 있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50~60년이 지나 여러 클럽을 옮겨 다닌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지는 않다”며 “지금까지 잘 해왔던 것처럼 멋진 일들이 계속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가능한 한 구단을 오래 지휘하고 싶다는 희망이 담긴 한마디였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