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리한 자사고 평가 규탄한다” 상산고 졸업생과 학부모들 거리 나섰다

입력 2019-03-15 21:51 수정 2019-03-16 01:04
전북도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계획에 반발한 상산고 졸업생과 학부모 등 1000여명이 15일 도교육청 앞에서 평가계획의 즉각 시정을 촉구하는 총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자율형 사립고인 전북 전주 상산고 졸업생과 학부모들이 전북도교육청의 자사고 평가 계획에 반발해 15일 거리로 나섰다.

상산고 총동창회와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전북도교육청 앞에서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총궐기대회를 열고 “전북도교육청의 불합리한 자사고 평가지표를 즉각 시정하라”고 요구했다.
상산고 졸업생과 학부모들이 15일 총궐기대회에 앞서 상산고 정문을 출발해 도교육청까지 2㎞ 구간을 걸어서 행진하고 있다.

전국에서 모인 이들은 이날 상산고 교문을 출발해 도교육청까지 2㎞ 구간을 걸어서 행진하며 시민들에게 자사고 평가지표 시정의 당위성 등을 알렸다. 대회엔 퇴직한 교사 10여명도 동참했다.

이들은 이날 ‘탈법·비상식 자사고 평가 규탄한다’ ‘상산고 죽이기 중단하라’ ‘적법한 평가를 원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펼침막과 손팻말을 들고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자사고 평가 계획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15일 전북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상산고 총동창회와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 총궐기대회에서 유재희 총동창회장이 연설하고 있다.

유재희 상산고 총동창회장은 “이번 자사고 평가의 부당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평가 주체인 교육감에게 시정을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평가를 받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적법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갖춰달라는 주장이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첫 비행기를 타고 왔다는 한 학부모는 “아이가 아프다 해도 생업을 놓을 수 없어 안타깝지만 꾹 참았는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로 전주를 왔다는 게 속상하다”면서 “제주도에서 외치면 안 들릴까봐 전북교육청 앞까지 왔지만 교육감은 듣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15일 전북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총궐기대회에 참가한 상산고 졸업생과 학부모들이 ‘김승환 교육감의 탈법적인 자사고 평가계획을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전북도교육청이 내세운 자사고 재지정 기준 점수 상향(60→80점)과 평가영역 중 사회통합 전형이 대표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다른 모든 시‧도가 합격 기준점을 70점으로 정했는데도, 유독 전북만 80점으로 확정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또 평가 영역 중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관련 지표 4개는 법적으로 1기 자사고인 상산고에 적용해서는 안 되는 항목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2만 1000여명으로부터 받은 탄원서를 전북교육청에 제출했다. 그러나 김승환 교육감은 이날 하루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아 일부로 자리를 피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와 관련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은 오는 20일 상산고 평가기준 논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했다.

정운천(전주을) 의원은 이날 전주사무소에서 유재희 총동창회장을 만나 “전북지역과 출신 의원 30여명이 상산고의 주장에 공감하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며 “성명서 발표뒤 김 교육감을 만나 정치권의 의지를 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상산고는 인재양성의 모범이 되는 학교다“며 “교육 도시 전주의 상징이 된 상산고를 평가하면서 합리적이지 않고 독선적 방법으로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