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지상파 방송국이 아침방송에서 승리 사건을 다뤘다.
15일 오전 일본 니혼TV의 ‘미야네야’라는 정보전달 프로그램에서는 ‘은퇴 표명을 한 매춘 알선 용의’라는 제목으로 빅뱅의 전 멤버 승리 사건에 대해 이야기했다.
프로그램 진행자는 “빅뱅에서 토크 담당으로 열심히 공부해 익힌 유창한 일본어를 활용해 일본식 돈코츠 라멘 매장도 프로듀스 하는 등 친일적인 면모를 보인 승리가 매춘 알선 용의 선상에 올라 은퇴 표명을 했다”며 “한국 경찰은 승리가 성 접대와 관련이 있다고 봤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 SBS funE의 보도에 따르면 2015년 투자 회사 설립을 준비 중이었던 승리가 외국인 투자자를 모으기 위해 성 접대를 암시하는 대화를 사원들과 SNS로 나눴다고 한다”며 승리의 성 접대 의혹을 담은 카카오톡 대화 메시지도 공개했다.
진행자는 패널로 출연한 전문가에게 “이 대화만으로 매춘 알선 혐의를 받는다는 게 일본에서는 가능하냐”고 물었고 패널은 “정말 카카오톡 대화뿐이라면 이 상황에서 영장을 발부하는 것은 어렵고, 카카오톡 대화가 과연 진짜인지도 알 수 없기에 이것만으로 알선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진행자는 다시 한번 “이것만으로는 역시 증거로써는 불충분한 것이냐”고 물었고 패널은 “아마 한국 경찰도 카카오톡 대화가 있다고 하더라도 증거를 더 확보하고 판단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에 출연한 한 미국인 패널 역시 “미국에서도 절대 이것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카카오톡 대화를 뒷받침 해 줄 수 있는 뭔가가 없으면 절대 체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진행자는 “카카오톡 대화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질타받고, 미움받고, 국민 역적으로까지 몰리는 상황”이라며 “이건 한국의 인터넷 사회를 아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인 패널 또한 “한국은 조금만 상황이 바뀌어도 정말로 심하게 질타를 받는다”면서 “한국의 인터넷 사회의 비판은 일본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승리 본인은 비명을 지르고 있을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방송에서는 승리의 은퇴를 둘러싼 일본 시민들의 반응도 다뤘다. 한 시민은 “승리가 일본의 케이팝 붐의 선구자였기에 유감이다”라며 “이런 형태로 연예계를 그만두는 것은… 돌아와 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라고 말했다.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빅뱅의 팬 역시 “5명이 다 모일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했었는데, 다른 선택지는 없었을까요”라며 승리의 은퇴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방송의 캡처본을 접한 한국 네티즌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 트위터리안은 “결론은 일본이 최고라고 위안 삼는 것이냐”라며 “친일 면모를 보였다고 쉴드(보호막)를 치는 건지 모르겠지만 관심을 꺼 줬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관심이 과하다”면서 “누가 다른 나라에서 저런 사건이 난다고 집중 보도를 하느냐”고 비판했다.
승리는 14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밤샘 조사를 받고 15일 오전 6시14분쯤 귀가했다. ‘버닝썬 사건’을 계기로 마약 유통 및 성 접대 의혹에 휩싸인 그는 지난달 27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한 차례 조사를 받았다. 10일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 출국 금지 조치를 받았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한 접대 과정 중 여성들을 동원해 성 접대를 했는지와 함께 경찰 유착 의혹에 관해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16시간의 조사를 마치고 경찰청을 빠져나온 승리는 “오늘도 성실히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며 “정식으로 병무청에 입영 연기를 신청할 생각이다. 허락만 해주신다면 입영 날짜를 연기하고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조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이현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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